태극낭자 21년만에 통합 81승… 꿈의 100승은 언제?

  • 입력 2009년 7월 7일 15시 23분


이은정(21)의 제이미파 오웬스 코닝클래식 우승으로 한국 여자 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올린 우승은 81승이 됐다. 1988년 구옥희(53)가 스탠더드레지스터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21년 만이다.

한국 여자골프는 1998년을 기점으로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박세리(32)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대대적인 골프열풍이 불었다. 1998년 이후 12년 동안 78승을 챙기는 놀라운 성장세다. 이 가운데 메이저 대회에서만 10승을 올렸다.

이제 관심은 역사적인 100승 기록에 모아진다.

현재의 추세라면 2011년 여름이면 목표달성이 가능해 보인다.

한국여자 골프는 지난 10년 간 눈부시게 성장했다. 70승(1999~2008년)으로 연 평균 7승씩을 쌓아 올렸다. 2006년에는 역대 최다인 11승을 기록했고, 2002년과 2008년에는 9승씩을 몰아쳤다. 10년 동안 5승 미만의 성적을 낸 건 두 차례 뿐이다. 2007년 4승과 2000년 2승이다.

○10년 만에 완벽한 세대교체

활약상에 따라 세분화하면 1세대와 2세대, 3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박세리와 김미현(33·KTF), 박지은(31·나이키골프)이 활약했던 1998년~2002년까지를 1세대, 한희원(30·휠라코리아)과 안시현(25), 강수연(33·제일모직), 이미나(28) 등이 버티던 2003~2006년 까지를 2세대, ‘세리키즈’가 뛰고 있는 2008년부터를 3세대 전성기로 구분할 수 있다.

1세대들은 전성기 동안 총 29승을 올렸다. 박세리가 혼자서 18승을 거뒀다. 김미현은 5승을 기록했다. 2000년 박세리가 부상으로 투어를 잠시 쉬는 동안 2승 밖에 올리지 못한 게 아쉽다.

2세대는 1세대와 달리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바뀌었다.

전성기가 지났지만 박세리가 한희원과 함께 5승을 올렸고, 이미나와 장정(29·IBK), 김미현, 김초롱(25)이 2승씩을 챙겼다, 김주미(25), 강지민(29), 임성아(25), 이지영(24), 홍진주(26·SK에너지), 강수연 등이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년 간 총 31승을 쌓아 올렸다.

1세대와 2세대의 전성기 사이에 두 차례 과도기가 있었다.

2000년과 2007년이다.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2승과 4승에 그쳤다. 과도기는 1년에 불과했을 정도 매우 짧았다.

2008년부터는 1988년생 ‘세리키즈’의 등장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신지애(21·미래에셋)가 비회원으로 3승을 쓸어 담았고, 이선화(22·CJ) 2승, 박인비(21·SK텔레콤), 오지영(21), 김인경(21·하나금융), 지은희(22·휠라코리아) 등이 1승씩을 올렸다. 모두 20대 초반의 선수들이다.

올해 들어 ‘세리키즈’의 활약은 더욱 눈부시다. 5승이 이들의 손에서 나왔다. 1년 반 동안 14승을 쓸어 담았다. 현재의 추세라면 평균인 7승 돌파는 시간문제고 지난해 거둔 9승까지도 가능해 보인다.

○2011년 여름 100승 돌파

100승까지는 19승이 남았다. 지난 10년 동안 평균 7승 이상씩 올렸으니 통계대로라면 2012년 초에 목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의 속도라면 2011년 여름 100승 돌파가 가능해 보인다.

‘세리키즈’로 세대교체가 된 지난해 한국 선수들은 9승을 올렸다. 올해는 7월 둘째 주까지 5승을 챙겼다. 남은 4개월 동안 2승만 기록해도 평균이고, 월 평균 1승씩 기록하면 지난해와 같은 9승을 올릴 수 있다.

그러면 85승이 된다. 내년엔 역대 최다승 기록에 도전해볼만 하다.

대회 수가 줄어든다는 악재가 있지만, 데뷔 2~3년차를 맞는 ‘세리키즈’들의 활약이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과거 활약상을 볼 때 우리 선수들은 데뷔 후 4~5년간 전성기를 구가했다. 박세리는 1998년 데뷔해 2003년까지 6년 동안 장기 집권했다. 김미현은 4년(1999~2002년), 박지은은 5년(2000~2004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냈다.

신지애, 김인경, 오지영, 박인비 등은 이제 겨우 1~2년차다. 앞으로 3~4년 이상을 전성기로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눈여겨 볼 부분 중 하나가 몰아치기다.

박세리 이후 자취를 감췄던 몰아치기가 지난해부터 되살아났다. 이선화가 2승을 올렸고, 신지애는 3승을 기록하며 몰아치기를 재현했다.

올해도 신지애가 2승을 기록 중이다. 한 선수가 2~3승씩 기록한다면 10승 돌파는 충분해 보인다. 우리 선수들은 2006년에 11명, 2008년에 6명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해는 4명이다. 5명 이상의 우승자가 배출된다고 가정할 때, 내년 10승은 충분히 가능한 숫자다. 내년까지 95승을 돌파하면 나머지 5승은 2011년 상반기 중 나올 확률이 높다.

역대 기록을 살펴보면 우리 선수들은 1~5월까지 총 21승을 챙겼다. 월 평균 4.2승이다. 1월에 열리는 대회가 없어졌으니 0.5승은 사라졌다.

기록대로 진행되면 5월 안에 98~99승을 기록하게 된다.

마지막 2승은 시간문제다. 6월에 열리는 대회는 우리와 인연이 깊다. 스테이트팜클래식, LPGA챔피언십, 웨그먼스LPGA 등 전통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강세를 보여 왔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메이저대회인 LPGA챔피언십 또는 US오픈에서 100승을 달성하는 것이다.

LPGA챔피언십은 박세리를 제외하고 한국선수가 우승한 경험이 없다. 그러나 US여자오픈은 박세리와 김주연, 박인비 등이 우승의 인연을 쌓아왔다. 100승 기록이 US여자오픈에서 나올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100승 넘어야 할 산은?

100승에 하루라도 빨리 오르기 위해선 경쟁자들의 도전을 뿌리쳐야 한다. 한국 선수들의 우승 사냥에 발목은 잡는 존재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비롯해, 크리스티 커, 폴라 크리머, 모건 프레셀(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쳉 야니(대만) 등이다. 다행인 것은 이들 중 절반 이상의 선수들이 30대를 앞뒀다는 점이다. 시간이 갈수록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어 20대 초반의 한국선수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게다가 오초아는 올 겨울 결혼을 앞두고 있다. 내년 시즌 동안 신혼생활을 즐겨야 하는 탓에 투어는 뒷전이 될 수도 있다. 폴라 크리머와 모건 프레셀, 쳉 야니 등이 상승세지만 2승 이상을 올리기엔 아직 무리다.

반면, 우리 선수들 중에는 아직 미국 땅을 밟지 않은 강자들이 국내무대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서희경(23·하이트), 유소연(19·하이마트) 등이 신지애의 뒤를 이어 미국진출을 노리고 있다.

국내무대를 평정하고 있는 만큼 미국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실력이다.

2011년 7월을 기억해 두기 바란다.

이날은 한국여자골프 역사상 기념비적인 날이 될 것이다.

100승 합작을 위한 한국 선수들의 비상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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