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웨이펑, 추락하는 ‘車’구했다

  • 입력 2009년 5월 14일 08시 20분


노원 험멜전 천금의 헤딩 결승골… K리그 최하위 수원 16강 견인차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수원 삼성이 10일 광주 상무에 0-2로 패한 날, 수원의 중국 용병 리웨이펑은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을 지켜본 구단 관계자들은 적잖게 놀랐다고 한다. 평소 리웨이펑이 용병답지 않게 투지있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국내 선수 못지않은 마인드까지 갖췄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가 된 것이다.

수원에 입단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진정한 수원맨으로 거듭나고 있는 리웨이펑이 천금같은 결승 헤딩골로 차범근 감독과 소속팀을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에서 건져냈다.

리웨이펑은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A컵 32강 노원 험멜과의 경기에서 후반 21분 김대의가 코너킥 한 볼을 헤딩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기록, 팀의 16강 진출을 책임졌다. K리그에 진출한 이후 수원의 수비에 힘을 보태고 있는 리웨이펑은 이날 험멜의 역습을 성공적으로 차단했을 뿐 아니라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최근까지 숙소에 머물렀던 리웨이펑은 가족들의 합류로 힘을 얻었다. 최근 부인과 태어난지 한 돌도 지나지 않은 딸이 한국으로 와서 숙소를 벗어났다. 수원 인근에 아파트를 얻어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운전면허증도 취득해 가족들과 나들이도 가능하게 됐다.

리웨이펑은 “맡은 임무를 완수하며 골까지 넣어 기쁘다. 그동안 홈에서 부진해서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동료들과 말도 잘 안 통하지만 한번도 내가 외국인 선수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나도 필요하다면 다른 선수들처럼 삭발을 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수원 팬들이 중국말로 응원을 해줘 늘 고맙게 생각한다는 리웨이펑은 “차범근 감독님으로부터 ‘새벽이 밝아오기 전에 더 어둡다’라는 말을 들었다. 오늘 승리로 우리 팀에 새벽이 다가올 시간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수원의 부진 탈출을 예고했다.

수원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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