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유영구 총재 취임 두달…두가지 할 일

  • 입력 2009년 4월 21일 08시 15분


2월말 우여곡절 끝에 KBO의 수장이 된 유영구 총재(사진).

지난 2개월 동안 유 총재는 KBO 수장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다행히 WBC 준우승을 통해 그는 출발부터 의미있는 취임기념 선물을 받았으며, 지지부진하던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 협상도 마무리 지었다.

또한 대한야구협회의 파행인사를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했다. 최근에는 오래된 지방구장 시설개선에도 관심을 갖고 장기임대가 가능하도록 법령개정에도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특히 KBO 발족 28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와 경영진단을 받은 사실은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로 평가된다. KBO의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은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

단지 유영구 총재가 결정한 사항은 아니지만 KBOP라는 자회사가 있음에도 중계권협상을 대행업체에 일임한 일과 히어로즈의 불투명한 미래, 즉 스폰서 미확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KBO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는 KBO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원만히 해결되도록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총재 취임 2개월 만에 적지않은 일을 이룬 유 총재가 조만간 직접 해결해야할 일은 이제 두 가지 정도 남았다. 첫째는 구단의 하부조직으로 전락한 KBO의 위상을 바로세우는 일이고, 둘째는 제대로 된 후임사무총장을 인선하는 일이다.

유 총재는 왜 KBO가 사상 처음,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와 경영진단을 받게 했는가. 그것은 유 총재가 보기에도 KBO의 운영이 방만하고 투명하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유 총재는 이번 외부 감사를 통해 KBO의 경영 상태를 투명하게 전환한 뒤 8개 구단에 넘겨줬던 예산 집행권을 돌려받아야 한다. 그래야 KBO가 앞장 서 개혁적인 각종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다. KBO와 구단은 태생적으로 그 추구하는 목표가 다를 수밖에 없다.

KBO는 한국 프로야구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다. 반면 각 구단은 필연적으로 자기 팀의 성적과 수익증대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현재 야구인들의 눈과 귀는 임기가 끝나는 하일성 총장을 대신할 후임 사무총장의 인선에 쏠려있다. 유 총재가 정말 한국 프로야구를 개혁하고 선진화시킬 의지가 있다면 후임총장은 제대로 된 사람을 선임해야 한다. 지난 2개월 동안 KBO를 제대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유 총재가 후임총장 인선에 악수를 두지 않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후임총장 인선은 KBO가 구단의 하부조직이 아니라 홀로설 수 있음을 증명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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