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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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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레더-이규섭 49점 합작 오리온스 제압
“왜 이렇게 말랐어.”
대학 시절 제자를 다시 만난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이 서장훈에게 건넨 첫마디였다. 최근 마음고생이 심했던 제자에 대한 위로와 걱정이 담겨 있었다. 최 감독은 서장훈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어음(미래 전력)을 내주고 현금(즉시 전력)을 받은 것”이라며 “명문 구단이 되려면 명품 선수가 있어야 한다. (선수 3명을 내주는) 그만한 대가를 치를 만했다”며 한껏 치켜세웠다.
1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오전에 깜짝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전자랜드와 KCC가 만났다. 두 팀 모두 새 식구들을 한국농구연맹(KBL)에 등록하지 않아 코트에 나온 선수는 없었다. 최 감독은 “서장훈의 몸 상태가 최근 좋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게 출전시킬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서장훈 영입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른 전자랜드가 KCC를 79-73으로 꺾고 맞대결 2연패 뒤 첫 승을 거뒀다. 득점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리카르도 포웰이 34점을 퍼부었고 김성철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23점을 넣었다. 전자랜드는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KCC 허재 감독은 “이제 트레이드도 마무리됐으니까 연패 탈출에만 신경 쓰면 된다”며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팀은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순위도 공동 6위에서 8위로 추락했다. 그나마 서장훈이 팀을 옮기면서 출장 시간이 늘어난 하승진이 30분 5초를 뛰며 16득점, 12리바운드로 활약한 게 위안거리였다. 하승진은 자유투 5개 가운데 4개(80%)를 성공시켰다. 전날까지 하승진의 자유투 성공률은 28.6%였다.
삼성은 테렌스 레더(26득점, 12리바운드)와 이규섭(23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오리온스를 93-84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10승(11패)째를 거둔 삼성은 전자랜드와 나란히 공동 5위가 됐다.
인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