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은퇴’ 공식 깬 빙판의 로켓

  • 입력 2008년 12월 3일 02시 58분


아이스하키 선수에게 입대는 은퇴다. 지금껏 많은 선수가 그래 왔다. 빙판에 복귀했다고 해도 그저 그런 선수로 남기 일쑤였다.

아이스하키 팬들에게 송동환(28·안양 한라·사진)은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1998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태국과의 경기에서 33골을 몰아넣어 국제대회 한 경기 최다 골 선수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2003년 일본 올스타전에 초청선수로 참가해 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아시아리그 통산 100득점 포인트(33골)를 넘겼고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는 최정상에 섰을 때 입대했다. 그리고 2년간의 군 복무(공익근무)를 마치고 빙판에 돌아왔다.

주위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다. 그는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급함을 버리고 천천히 기량을 끌어올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9월 초에 열린 복귀 첫 경기에서 그는 골을 넣었다.

현재 그는 아시아리그에서 9골(7위), 16어시스트(5위), 25득점 포인트(5위)로 상위를 달리고 있다. 2년이라는 공백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적이다.

팀에는 김기성, 박우상 등 걸출한 신인들이 있다. 그는 “좋은 후배들이 있어서 자극이 된다. 오히려 그들이 있어서 나에 대한 견제도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그에게는 팀의 우승이라는 중요한 목표가 있다. 그는 “골을 많이 넣는 것보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코리안 로켓’으로 외국에 더 잘 알려진 그는 내년 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군대 갔다 오고 나이 많아도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후배들에게 심어주고 싶어요.”

안양=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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