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K리그 최종전, 수원 챔프행이냐 인천 6강행이냐

  • 입력 2008년 11월 8일 08시 10분


9개월 간 이어져 온 대장정의 끝.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구인가. K리그 최종전이 9일 오후 3시 전국 7개 구장에서 벌어진다. 이날 결과에 따라 시즌 1위와 6강 PO 진출 팀이 가려지기에 누구도 결과를 속단하기는 힘든 상황. 1,2위에 랭크 중인 수원과 서울은 인천, 포항 원정에 나서고 자력 1위가 무산된 3위 성남은 한 줄기 희망을 품고 대구벌로 떠난다.

성남은 반드시 대구를 꺾은 후 수원, 서울이 나란히 패해야 1위 탈환이 가능하다. 7,8위 경남과 전북은 전주에서 비장한 각오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 키워드를 통해 주요 4경기의 맥을 짚어본다.

수원 VS 인천

수원은 인천의 ‘몸 축구’가 가장 신경 쓰인다. 인천의 최근 5경기를 분석해보면 경기 당 파울 수는 무려 21.4개. 올 시즌 K리그 1경기당 파울 수 19.48개 보다 인천 한 팀의 파울 수가 더 많은 셈.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이전보다 훨씬 과격한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 인천과 경기를 치른 감독들 상당수가 “이건 축구가 아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원 역시 터프한 공격수를 최전방에 내세워 골 사냥을 노릴 참이다.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에두 자리에 하태균의 출전 가능성이 높다. 평소 거친 수비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하태균은 지난 달 26일 포항전에서 오랜만에 복귀전을 가진 후 29일 서울전 때 선발 출장해 72분을 소화했다. 또한 몸싸움에 강한 공격수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신영록 역시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팀 훈련에 합류,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 VS 성남

최악의 하락세를 달리는 양 팀이다. 성남은 최근 3경기째 무승(1무2패)이다. 주중 FA컵 8강에서 포항에 승부차기로 패한 것까지 포함하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반면, 대구는 최근 5경기 무승(1무4패)이지만 ‘난적’ 울산을 2-1로 꺾고, FA컵 4강에 올라 기분좋은 시즌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성남 팀 분위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가뜩이나 성적이 좋지 못한데다 공격수 최성국이 김학범 감독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광주 상무 입단을 결정, 최근 구단으로부터 근신 처분을 받았다. 성남은 그간 ‘최성국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언급해 왔다.

성남 관계자는 “분위기를 빨리 회복해야 포스트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대구에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성남은 대구와의 올 시즌 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서있다.

전북 vs 경남

무조건 서로를 꺾은 뒤 수원과 인천의 승부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인천이 승점 36으로 리그 6위를 마크하고 있기 때문에 경남과 전북은 명승부를 펼치고도 티켓 확보에 실패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승부의 키는 용병이 쥐고 있다. 일단, 경남이 유리하다. 주포 인디오와 수비의 핵 산토스가 모두 건재한 반면 전북은 공격수 루이스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기 때문. 전북은 그간 모든 플레이의 흐름을 루이스가 주도해왔다. 최강희 감독은 “루이스 없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분위기도 경남이 앞선다. 경남은 FA컵을 포함, 최근 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전북은 K리그 2연승 뒤 FA컵 8강에서 국민은행에 패해 주춤한 상태다. 조광래 경남 감독은 “마지막이자, 시작의 각오로 최고의 승부를 펼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포항 vs 서울

이방인들을 주목하자. 터키 출신의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과 브라질 출신의 파리아스 포항 감독의 자존심을 건 지략 대결과 몬테네그로 대표팀 출신 데얀의 활약에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귀네슈와 파리아스간의 대결에서는 역대 3차례 경기를 치러 귀네슈가 2번을 웃었고, 한번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서울은 안방에서 3-0, 4-1로 크게 이겼지만, 포항 원정에서는 0-0으로 비겼다. 이번 경기가 포항의 홈구장 스틸야드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포항의 거센 반격이 예상된다.

데얀은 포항을 만나면 신났다. 올해 7월 포항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경험이 있고, 지난해 인천에서 뛸 당시에도 포항전에서 1골을 넣은 경험이 있다. 공격수들이 줄 부상을 입은 서울이 데얀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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