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챔스리그 한번더”

  • 입력 2008년 9월 17일 08시 32분


내일 비야 레알과 1차전 선발 유력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또 다른 인연이 시작된다. 박지성은 18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비야 레알(스페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 출전을 노리고 있다. 베르바토프가 합류한 뒤 설 자리가 좁아진 것이 변수지만, 맨유가 이 경기를 마친 3일 후 프리미어리그 첼시 원정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전력안배 차원에서 박지성을 내보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2002년 말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발을 디딘 뒤 6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지성과 챔스리그와의 인연을 살펴본다.

○2골 1도움의 좋은 기억

박지성은 에인트호벤 소속으로 2003-2004시즌 5경기에 출전하며 처음 챔스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유럽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한 2004-2005시즌에는 13경기에 출전해 2골을 터뜨리며 에인트호벤이 4강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특히 2005년 AC밀란(이탈리아)과의 4강 2차전에서 전광석화 같은 왼발 슛으로 그물을 가르며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퍼거슨 감독이 이날 활약을 지켜본 뒤 박지성 영입을 결정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지난 시즌에도 박지성의 활약은 대단했다. 8강 1차전부터 4강전까지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더 이상 ‘꿈의 무대’가 ‘남의 잔치’가 아님을 증명해보였다. 특히 AS로마와의 8강 1차전에서 루니의 결승골을 도운 후 퍼거슨 감독의 극찬 속에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결승 문턱 제외 쓰라린 기억

박지성은 5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첼시와의 결승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결승 무대 그라운드를 밟을 것이 유력했지만 하그리브스를 오른쪽 미드필더로 깜짝 기용한 퍼거슨 감독의 변칙 전술에 의해 결국 출전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맨유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결승 진출의 공신이었던 박지성은 관중석에서 우승의 기쁨을 맛봐야하는 아픔을 겪었다.

2005-2006시즌 정규리그에 23번 선발 출전해 12차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도 정작 챔스리그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5경기에 후반 교체 출전한 것이 고작이었다. 더구나 맨유는 비야 레알, 벤피카, 릴과 한 조에 속해 최하위로 16강 토너먼트에도 오르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맨유는 공교롭게도 이번에 다시 비야 레알과 한 조에 속했다. 박지성 역시 그 때의 아쉬움을 그대로 되갚아줄 각오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관련기사]박지성 ‘스타워즈’ 출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