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재훈 ‘선발 실험’ 대성공

  • 입력 2008년 9월 4일 08시 34분


전면 리모델링에 돌입한 두산 마운드. 그 첫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3년간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한 정재훈(28·사진)의 선발 변신이다.

정재훈은 3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을 2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지난해 7월 22일 잠실 LG전 이후 1년 1개월여만의 선발등판이었음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호투였다.

통산 110세이브를 올린 정재훈이 소방수 자리를 내놓은 건 7월 말. 3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경기가 몇차례 반복되고, 방어율이 4.35까지 치솟은 게 원인이었다.

하지만 정재훈 만한 구위의 투수를 2군에서 썩히기엔 후반기 두산 마운드의 사정이 썩 좋지 못했다. 전반기 선발진 중 랜들-김선우-이혜천만이 남아있었고, 남은 두 자리는 이원재-김상현-이승학이 돌아가며 메워야 했다. 지난해 한차례 정재훈을 선발로 돌렸다가 실패했던 김 감독이지만 또다른 결단을 내려야 했던 시점.

김경문 감독은 정재훈이 불펜으로 나서 3.1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8월 30일 잠실 LG전 이후 “이젠 비상체제에 돌입한다”고 의미심장한 선언을 했다. 정재훈에게 “3일 선발등판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도 바로 이날이었다. 2군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전천후’ 준비를 마친 정재훈이 김 감독의 청사진에 빛을 비춘 셈이다. 물론 3일의 호투가 붙박이 선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선발 테스트는 아니다. 지금은 어느 자리서든 총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했다.

정재훈이 떠난 마무리 자리도 ‘붙박이’가 없다. 이재우를 가장 유력한 마무리로 꼽았던 김 감독은 3일 7회부터 이재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때에 따라 이재우와 임태훈을 번갈아가며 더블 스토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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