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부터 호흡… 신생팀이라고 얕보면 다쳐요”

  • 입력 2008년 7월 16일 03시 01분


지난달 28일 열린 전국중고하키대회에서 지난해 우승팀 송곡여고를 승부타 끝에 5-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태장고 하키부. 왼쪽이 고창석 감독, 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힌 골키퍼 김민주. 수원=김동욱 기자
지난달 28일 열린 전국중고하키대회에서 지난해 우승팀 송곡여고를 승부타 끝에 5-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태장고 하키부. 왼쪽이 고창석 감독, 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힌 골키퍼 김민주. 수원=김동욱 기자
창단 3년만에 전국 우승 2번… 수원 태장고 여자하키부

창단 첫해인 2006년 전국남녀하키대회 여고부 우승. 지난해 전국체전 동메달. 지난달 28일 열린 전국중고하키대회에서 지난해 우승팀 송곡여고를 승부타 끝에 5-3으로 꺾고 우승.

창단 3년째를 맞는 수원 태장고 여자하키부의 성적이다. 역사가 길지 않은 태장고가 전국의 강팀을 물리치고 두 번의 우승과 전국체전 3위를 차지한 것은 놀라운 일. 태장고는 같은 지역의 영신여고 하키부가 2005년 해체되면서 선수들이 옮겨와 재창단된 팀이다.

태장고 선수들은 요즘 수원 경희대 하키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탓에 평소보다 늦은 오후 5시에 훈련을 시작한다. 올해 부임한 고창석(43) 감독이 지시를 하지 않아도 선수들은 알아서 훈련과 세트플레이를 연습한다.

송곡여고 부평여고와 함께 ‘여고부 하키 트로이카’를 형성한 태장고가 강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수원에 있다는 것. 수원에는 태장고뿐 아니라 매원중과 경희대가 있어서 우수 선수들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

고 감독은 “선수 대부분이 매원중 출신으로 길게는 6년 동안 호흡을 맞춰 왔다”고 말했다. 고 감독도 매원중에서 15년간 하키 코치로 있었던 만큼 선수 개개인을 잘 알고 있다.

둘째는 막강한 골키퍼. 현재 올림픽 여자하키대표팀 수문장 2명이 모두 고 감독의 제자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민주(18)도 골키퍼로 세 경기서 3골만 허용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태장고도 고민은 있다. 선수들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고 감독은 “하키를 하려는 어린 선수들이 점점 줄고 있다. 11명이 하는 종목인데 우리는 팀원 전원이 고작 13명이다. 한 명이라도 다친다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훈련장을 떠나기 직전 태장고 선수들은 올림픽 대표팀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기자를 불러 세웠다.

“언니들, 부상 없이 메달을 따서 언론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자랑스럽게 하키를 한다고 전하고 싶어요.”

수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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