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 속 한국 축구… 흔들리는 ‘베’

  • 입력 2007년 6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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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소용돌이 속에 빠졌다.”

간판스타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긴 데 이어 대표팀 소집을 놓고 축구협회와 구단 간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는 것. 아시아축구의 최고 맹주를 가리는 2007 아시안컵축구대회(7월 7∼29일)는 다가오는데 한국 축구는 여러 악재에 걸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부상 태풍’에 흔들리는 대표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설기현(레딩 FC) 등 빅리거에 이어 미드필드의 핵인 ‘진공청소기’ 김남일(수원 삼성)도 부상으로 아시안컵 출전이 어렵게 됐다.

수원은 19일 김남일이 사타구니(서혜부) 통증으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축구협회에 통보했다. 김남일은 수술을 할 경우 회복에 최소 한 달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보여 아시안컵 본선에 출전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팀 주장인 김남일은 공수의 주축이어서 그의 공백은 팀 전력에 큰 차질을 불러오게 됐다.

특히 박지성 등 프리미어리거의 줄부상으로 공격라인에 구멍이 생긴 데 이어 김남일의 결장으로 전력이 크게 약화돼 아시안컵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핌 베어벡 감독은 최종 엔트리에서 김남일을 대체할 선수로 누굴 선택할지와 예비 명단에서 누굴 올릴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흔들리는 ‘14일간 소집 규정’ 원칙

프로축구연맹은 베어벡 감독이 K리그가 열리는 23일 아시안컵 대표팀을 소집하겠다고 한 데에 맞서 ‘소집 일정을 하루 늦춰 달라’는 구단들의 요구를 취합해 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냈다. 연맹은 “23일 소속팀의 프로축구 경기를 치르고 합류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회는 간부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협회의 한 고위 간부는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연맹의 요구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준수해 달라고 할 땐 언제고 FIFA 규정대로 하려 하니 이젠 ‘K리그 죽겠다’며 생떼를 부린다”는 것이다.

FIFA 규정에 따르면 베어벡 감독이 정한 23일 오전 9시 소집이 맞다. FIFA는 ‘국제대회 개막에 앞서 대표팀은 14일간의 훈련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대표팀은 23일 오전에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문제는 협회가 그동안 소집 당일 K리그 경기가 있을 때는 그날 밤 12시까지 들어오는 선수도 용인했다는 점이다. 또 지난해 이란과의 평가전(11월)과 아시아경기대회(12월) 소집 때 K리그 일정을 감안해 베어벡 감독이 일정을 늦춰 준 전례가 있다.

연맹은 23일이 소집일인 것을 알면서도 관례상 K리그 일정을 잡았고 협회는 그동안 원칙을 제대로 고수하지 않아 ‘엇박자’를 내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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