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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4월 13일 1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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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박찬호의 피안타율은 볼카운트가 유리했을 때는 0.156에 불과했지만 불리했을 때는 0.354로 높았다.
그럼에도 3회말 왼손타자 트레비스 리에게 결정적인 만루홈런을 허용한 공은 볼카운트가 투스트라이크 원볼이었기에 실투의 아쉬움이 남는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이 제대로 구사되지 않았고 포수 헌들리의 사인을 거부하면서 자신이 고집했던 공이 뼈아픈 홈런과 연결돼 본인의 아쉬움은 더했을 것이다. 지난해 그가 내준 16개의 홈런중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맞은 것은 2개뿐이었는데.
결정적인 패인은 5회 무사 1,2루에서 벨에게 볼넷을 내준 것. 2루주자가 투수 베네스였음을 감안하면 벨에게 편안하게 번트를 대줬어야 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주자를 3루에서 포스아웃시키려는 생각이 앞섰고 그러다보니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찬호가 아직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인 그렉 매덕스나 로저 클레멘스와 비교하면 경기의 흐름을 읽는 안목이 부족함을 드러낸 한판이었다.
그러나 박찬호는 7일 경기때 홈런을 맞았던 매트 윌리엄스를 3타수 무안타로 일축했고 4회 ‘대도’ 워맥의 안타성 기습번트를 능숙하게 처리, 올해도 두자릿수 승수는 충분히 거둘 능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허구연〈야구해설가〉kseven@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