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야구읽기]근성의 해태, 괴력의 막판스퍼트

  • 입력 1998년 9월 22일 19시 12분


야구의 매력중 하나는 ‘설정된 상황’ 아래 정지된 가운데 다양한 변수를 관중과 함께 하는 데 있다.

그것은 한정된 거리를 넘기면 벌칙보다는 최고 혜택이 부여되는 홈런, 3점을 뒤지다가도 9회말에 4점을 내면 이기는 극적인 반전 요소와 함께 야구만이 지닌 독특함이다.

그런데 ‘설정된 상황’에 대처하는 선수와 벤치의 수읽기 능력, 근성, 팀워크 여하에 따라 전력은 극대화 또는 극소화될 수 있다.

해태는 최근 들어 전력 극대화 능력이 8팀중 으뜸임을 다시 한번 과시하고 있다. 불과 한달전 꼴찌였던 해태가 마지막 스퍼트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보고 있다.

9차례나 우승한 해태는 독특한 팀 컬러로 정평이 나 있다.

“페넌트레이스인데도 한게임 지면 그렇게 분해해요.전에 있던 팀에선 지더라도 ‘내일 이기면 돼’하는데 해태는 딴판이에요.” “게임중 더그아웃에서 농담하거나 히히덕거리다간 혼나요.”

다른 팀에서 이적한 선수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조되는 점이 많다. 그런 분위기가 바람직한지 아닌지를 떠나 해태가 강한 데는 그런 독특함이 큰 몫을 차지한다.

이종범의 일본진출, 외국인 선수 영입포기 및 실패로 최악의 전력 속에 ‘독특한 야구향기’로 다시 한번 ‘가을의 전설’에 도전하고 있는 해태의 한계극복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프로야구를 보는 또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허구연<야구해설가>kseven@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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