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초점]「뛰는 축구」한계 절감…정보수집 역점을

  • 입력 1997년 6월 23일 20시 04분


《이대로는 안된다. 이제라도 총체적인 재점검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 한국축구가 최근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대량실점의 수모를 당하자 4개월 앞으로 다가온 98월드컵 최종예선과 5년 뒤의 2002년 월드컵 본선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축구는 지난해 12월 벌어진 제6회 아시안컵축구대회 8강전에서 국가대표팀이 이란에 2대6으로 패해 사령탑이 교체되는 등 한차례 파동을 겪었고 이번에는 97세계청소년(20세이하)축구선수권대회에서 브라질에 3대10이라는 참담한 스코어로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이번 청소년 대표선수들은 2002년 월드컵대회에서 주역으로 활약할 유망주들이어서 이들의 참패는 더욱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축구가 선수들의 개인기 향상없이 기동력과 조직력에 의존한 「뛰는 축구」만으로는 더 이상 세계 무대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1차전 상대였던 남아공의 마샤바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마치 로보트같이 움직인다』고 말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축구가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경기지만 결국 1대1 대결에서 상대를 제압할 만한 개인기를 갖추지 않고는 힘들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개인능력을 키워주기보다는 일정한 전술의 틀속에 선수들을 짜 맞추는 축구만을 추구해 개인기가 늘어날 여지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도자들의 각성과 함께 한창 자라나는 선수들이 대회 때만이라도 잔디구장에서 제대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 또 이번 세계청소년대회에서도 드러났듯 한국팀은 브라질 프랑스 남아공 등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고작 경기 내용이 담긴 비디오 몇개를 구해 코칭스태프가 이를 보고 상대팀을 연구하는 정도였다. 최소한 예선에서 상대할 세팀의 경기를 직접 보고 분석함으로써 확실한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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