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불청객 모기…‘수정과’로 못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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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3일 0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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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년보다 이른 더위 탓

지구온난화로 인한 봄철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방충망 보수 시트가 진열돼 있다. 2024.5.2. 뉴스1
지구온난화로 인한 봄철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방충망 보수 시트가 진열돼 있다. 2024.5.2. 뉴스1
2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창고에 넣어둔 모기장을 며칠 전 꺼냈다. 모기 한 마리가 방에 들어와 밤새 괴롭혔기 때문이다. 김 씨는 “모기가 ‘왱’ 소리 내며 돌아다닌 바람에 잠을 못 잤다”며 “모기 퇴치 스프레이도 없어 고통스러운 밤이었다”고 말했다.

이상 기후로 평년보다 일찍 더위가 찾아오면서 불청객 모기가 벌써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일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시 수변 지역 모기지수는 54.7, 주거지는 24.3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3%, 51.3% 증가했다. 모기지수는 모기 발생 상황을 보여주는 지수로 모기의 활동성을 나타낸다. 4월 평균 기온이 16.3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도 높았는데 이 같은 고온에 모기가 더 일찍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모기는 외부 기온에 의해 체온이 변하는데 기온이 올라가면 활발해지고 떨어지면 둔해진다”며 “예년보다 날이 일찍 더워져 모기의 활동이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년에는 10월 말이 지나면 모기가 뜸해졌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더위가 늦게까지 지속되는 요즘은 11월 말까지도 돌아다니는데 올해도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기의 이른 등장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벌써부터 퇴치법이 올라와 있다. 그중 하나가 ‘수정과 마시기’다. 엑스(구 트위터)에는 “수정과를 많이 마시면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는 글이 여럿이다.

그러나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수정과에 함유된 계피가 모기를 쫓는 데 효과가 있는 건 맞지만 섭취할 게 아니라 몸에 발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계피를 물이나 알코올에 녹여 피부에 뿌리거나 바르면 모기가 접근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마시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양파 껍질을 말려 걸어두면 모기가 오지 않는다고도 하지만 검증된 바가 없다.

이 교수는 “계피 말고도 유칼립투스 오일이나 레몬 오일도 모기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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