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눈에 쏙쏙 디지털 이야기]복잡한 문제를 쉽게 풀려면… 시각화하거나 잘게 나눠봐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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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문제 해결에 활용
표-그림으로 나타내면 이해 쉽고… 문제를 단순하게 나누면 효율적
■ 컴퓨터 기술로 새롭게 접근
자연재해-기후변화 등 사회문제… 데이터 분석-AI로 해결책 모색

아주 큰 그림을 혼자서 그리긴 어렵지만 여러 구획으로 나눠 여러 명이 그리면 쉽다. 이런 그림을 협동화라고 한다. 문제 해결 전략에 비유하면 ‘문제 분해’에 해당한다. 필자 제공
아주 큰 그림을 혼자서 그리긴 어렵지만 여러 구획으로 나눠 여러 명이 그리면 쉽다. 이런 그림을 협동화라고 한다. 문제 해결 전략에 비유하면 ‘문제 분해’에 해당한다. 필자 제공
비영리 환경단체 어스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주요 사건을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가뭄, 산불, 폭염 등의 자연재해를 겪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유럽은 3분의 2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덮쳤는데, 50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유럽 각국 정부는 대응책으로 ‘머리를 매일 감지 말라’ ‘샤워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여라’ 등의 권고까지 내놨습니다. 미국 CNN은 ‘사과가 가지에 매달린 채 구워지고 있다’며 한 과수 농가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컴퓨터 기술


지난해 8월 세계적 휴양지인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는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남긴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지상낙원이 화염지옥으로 변하는 참혹한 현장을 사람들은 마주했습니다. 기온 상승과 강수량 감소 등 변화된 기후가 불안정한 환경을 조성해 작은 불꽃을 파괴적인 화염으로 번지게 한 결과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위험성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기후 위기 외에도 저출생, 고령화, 빈부격차, 전염병 등 우리 사회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유례없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데,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새로운 접근과 혁신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컴퓨터 과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이 사회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예측 AI 개발, 사물인터넷(IoT) 기반 농업, 기후위기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기후테크 등은 인간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도구로 꼽힙니다.

● 문제를 시각화하거나 잘게 나눠보자


개발자들 사이에선 “개발자는 코딩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제 해결에서 중요한 건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다양한 접근 방법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더 효과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전략 중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먼저 표나 그림으로 구조화하기입니다. 예를 들어 건강검진 결과를 말이나 글로 하는 것보다 표로 정리하면 각 항목의 수치를 비교하거나 추이를 파악하는 게 훨씬 쉬울 겁니다.

복잡한 문제를 눈으로 보기 쉽게 그림이나 도형으로 바꿔 나타내는 걸 ‘구조화하기’라고 한다. 축구팀 경기 대진 일정도 그림으로 그리면 이해하기가 쉽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대진표 예시.
복잡한 문제를 눈으로 보기 쉽게 그림이나 도형으로 바꿔 나타내는 걸 ‘구조화하기’라고 한다. 축구팀 경기 대진 일정도 그림으로 그리면 이해하기가 쉽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대진표 예시.
또 아시안컵 축구 대진 일정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우리 팀이 어느 팀과 경기를 하는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문제를 표나 그림으로 구조화하면 복잡한 관계나 패턴을 쉽게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어 문제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 전략은 문제 분해입니다. 복잡한 문제는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우니 문제를 좀 더 작고 단순한 문제로 나눠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학급 친구들과 함께 작업해 만든 협동화가 그 예일 수 있겠네요.

문제 분해 전략은 친구가 마음속으로 생각한 1부터 10 사이 수를 맞힐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언뜻 생각해 보면 1부터 친구가 생각한 수를 찾을 때까지 차례대로 물어보는 방법이 있고, 무작위로 수를 골라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먼저 1부터 10의 중간인 5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5보다 작을 경우 다음에 1부터 4의 중간수를, 5보다 클 경우 다음에 6부터 10의 중간수를 물어보는 식으로요.

초기 문제가 1∼10이었는데, 다음번의 문제는 1∼4이나 6∼10과 같이 문제의 범위가 작아졌죠? 이 방법은 찾아야 할 수의 범위를 반으로 줄여가며 탐색하는 방법으로 이진 탐색(이분 탐색)이라고 부릅니다.

순차적으로 물어보는 순차 탐색 방법을 사용하면 질문 횟수가 최대 10번이고, 이진 탐색은 최대 4번의 질문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만약 친구가 생각한 수가 1부터 1만 사이에 있을 경우처럼 문제의 크기가 커지면 순차 탐색과 이진 탐색 방법의 효율이 큰 차이를 내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외에도 다양한 문제 해결 방식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컴퓨터 과학과 문제 해결 전략을 활용하면 여러분도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이진 탐색
자료들이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을 때 원하는 값을 찾기 위해 자료를 반씩 나누어 살펴보는 방법.

김학인 한성과학고 교사
#복잡한 문제#시각화#컴퓨터 기술#구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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