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뚝’ 턱에선 “딱딱딱” 뼈소리…방치하면 ‘이것’ 온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20일 0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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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가을철보다 급증…최근 17% 증가
'지글지글' 등 소리 나거나 관절통 있거나
입 벌릴 때 근육통 등 있다면 진단 고려를

요즘처럼 기온이 뚝 떨어지면 혈관과 근육이 수축하면서 턱관절 통증이 악화하기 쉽다. 턱관절 장애를 방치하면 두통, 수면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20일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2년 2월~2023년 2월) 월별 턱관절 장애 환자 수는 2022년 9월 6만6268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3년 2월 7만7459명으로, 겨울철에 가을철보다 급증(약 17%)한 것으로 나타났다.

턱관절 장애란 관절원판(디스크)장애, 관절염, 근육 장애 등 턱관절을 구성하고 있는 뼈, 근육 또는 디스크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이연희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턱관절이 제 기능을 하려면 주변의 인대나 근육이 조화롭게 잘 움직여야 하는데,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는 안면부의 혈관과 근육이 수축돼 턱관절 장애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또는 턱을 움직이거나 음식을 씹을 때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은 우리나라 인구 3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하다. 전체 연령층 중 20~3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이 발병한다.

젊은 연령층에서 빈발하는 이유는 저작근의 근력이 가장 높아 관절이 하중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뼈 대사도 활발해 관절이 지속적으로 하중을 받으면 뼈의 흡수도 활발히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턱관절 장애는 대개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이 악물기 또는 이갈이 같은 나쁜 습관이나 잘못된 자세, 장시간 업무로 인한 근육의 긴장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안면부 외상이나 한쪽 치아가 좋지 않아 반대쪽으로만 음식물을 씹는 경우 아래턱 전체가 일시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쳐져 디스크나 관절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턱관절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딱’, ‘따각’하는 단순한 관절음이 아닌 좀 더 거친 ‘지글지글’, ‘지익지익’ 등으로 표현되는 ‘염발음’이 나거나 귀 앞쪽 관절 부분이 아프면 전문의 진단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입이 잘 벌어지지 않거나, 입을 벌릴 때 근육통이 있어도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안면 비대칭이 갑자기 나타나거나 앞니 간 거리가 벌어지는 개방교합이 나타난다면 턱관절의 골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어 전문의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턱관절 장애 치료는 대개 약물치료, 관절주사, 물리치료, 구강 내 장치 치료가 이뤄지지만 드물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 교수는 “대개 나쁜 자세, 이 악물기 같은 행동 치료나 관절의 염증을 잘 치료하면 회복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턱관절 세정술(염증물질을 씻어내고 윤활유에 해당하는 약제를 관절에 주입해 회복을 돕는 시술)을 시행한다”면서 “턱관절 주변에 악성 종양이 생기거나 연골이 협착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턱관절 장애를 방치하면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 효율이 떨어지고 두통, 수면 장애, 우울증, 불안증 등이 초래될 수 있다. 뼈의 구조적 변화가 생기면서 안면 비대칭, 부정교합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턱관절 장애를 예방하려면 나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은 물론 얼굴 부위의 보온에 신경을 쓰고 온찜질 등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100세 시대 턱관절 건강도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딱딱하고 질긴 음식 먹기, 이갈기, 이 꽉 물기 같은 턱관절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삼가고, 턱을 괴거나 딱딱하거나 높은 베개를 베거나, 무거운 짐을 한쪽으로 메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칭과 온수 샤워, 온찜질로 안면부의 근육을 효과적으로 풀어주고, 목도리나 마스크로 얼굴 부위의 보온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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