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의붓아들 살해’ 계모, 법정서 “남은 자녀 돌봐야 한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8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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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의붓아들 1년간 상습 학대·폭행한 혐의
1심 계모에 징역 17년·친부에 징역 3년 선고
檢 "육안으로만 상처 200개…형 너무 가볍다"
사망 아동 친모 "친부도 합당한 처벌 받아야"

12세 초등학생 의붓아들을 학대해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계모가 항소심 공판에서 “자신의 남은 자녀를 돌봐야 한다”는 취지로 선처를 호소했다.

8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은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계모 A(43)씨와 친부 B(40)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3월9일부터 지난 2월7일까지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의붓아들 C(12)군을 상습적으로 때리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8월 1심에서 각각 징역 17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 양형부당 등의 이유를 들어 쌍방 항소했다.

A씨와 B씨는 녹색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나타났다. 자신의 자녀를 품에 안은 채 입정한 A씨는 재판 내내 방청석을 등지고 앉아 있었으며 B씨는 연신 흐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검사는 “사망 당시 아동의 건강 상태나 당시 확인되는 상해 정도, 가해진 학대 정도 빈도 등에 비춰보면 살해 고의가 넉넉히 인정된다”며 “아동학대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한 것은 사실오인 내지는 법리오인이다”라고 항소 이유를 들었다.

반면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원심의 판결을 존중하고 잘못을 진심으로 참회한다”면서도 “남아있는 어린 자녀를 위해 다소나마 징역형을 감경해달라는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고의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기엔 의심스러운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다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살해 의도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검찰 측은 재판부에 법의학 감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A씨의 범행 당시 사용된 도구 중 일부만 인정된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다투고자는 취지에서다.

검사는 “원심은 범행도구로 연필만을 인정했는데 객관적인 상황에서 발견된 여러 뾰족한 도구에도 혈흔이 발견됐다”며 “육안으로도 (C군의 시신에는) 약 200개의 자상이 있어 피고인의 일방 진술로 범행도구가 인정된 데에 대한 사실관계를 다퉈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이 끝난 뒤 C군의 친모 D씨는 취재진에게 “(C군이) 사망 당일 마지막으로 입고 있던 옷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도 혈흔이 묻어있다”며 “아이가 마지막에 있던 방에도 혈흔이 있는데 어떻게 (아동살해가 아니라) 치사로 판명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심의 판결에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며 항소심에선 (A씨 등이) 엄중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친부인 B씨도 A씨의 범행을 알면서도 아이의 보험을 양도하라고 강요한만큼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12월20일 C군의 감정의와 D씨를 각각 감정, 양형증인으로 소환해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연필로 C군의 허벅지를 찌르거나, 눈을 가리고 의자에 결박하는 등의 방법으로 C군을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부 B씨도 지난해 친아들 C군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유기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C군은 사망 당시 키 148㎝, 몸무게 29.5㎏으로 건강 및 영양 상태가 매우 불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기였던 C군은 장기간의 학대로 인해 1년 만에 체중이 8㎏감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2월7일 숨진 C군의 몸에서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멍 자국을 여러개 발견하고 A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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