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안 먹을 거잖아”…환불 요청한 음식에 음료수 부은 손님 [e글e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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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12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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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의 아내와 경찰이 손님으로부터 받은 음식 상태.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A 씨의 아내와 경찰이 손님으로부터 받은 음식 상태.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배달시킨 음식에서 반찬 국물이 흘러 환불을 요구한 손님이 음식에 음료수를 부어놨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자신이 해물찜 가게를 운영한다고 주장하는 A 씨가 ‘말로만 듣던 배달 거지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사연은 A 씨가 지난 1일 겪은 일이다.

A 씨는 당시 오후 4시경 옆 아파트에서 음식을 주문받았다고 한다. 그는 배달기사를 통해 빠르게 배달을 마쳤지만, 10분이 안 된 상황에서 손님으로부터 “배달된 동치미 국물이 흘러나와 더러워서 못 먹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에 A 씨는 배달 기사에게 연락해 “혹시 배달 중 사고가 있었냐”고 물었지만, 배달기사로부터 “제가 음식을 전달했을 땐 아무 이상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다.

A 씨는 “포장 비닐이 흰색이라 파손되면 빨간 국물이 눈에 띈다. 만나서 결제하는 거라 포장이 터지면 바로 알 수 있다”며 “동치미 국물이 터진 거면 색이 투명해서 안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 ‘죄송하다. 환불해 드리겠다’고 말한 뒤 기사에게 음식 수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이후 음식을 회수하러 간 기사로부터 음식 상태가 좋지 않다는 연락을 받았고 A 씨의 아내는 경찰과 직접 손님의 집으로 향했다.

당시 동행한 경찰은 “우리가 가서 해줄 것은 없다”고 말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A 씨의 아내는 손님의 집에 도착해 동치미뿐만 아니라 메인 메뉴인 아귀찜의 포장 봉투도 뜯어져 있는 것을 확인했고 그 안에 빈 음료수통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A 씨의 아내가 “동치미 국물이 샜는데 왜 아귀찜이 뜯어져 있냐”라고 묻자, 손님은 “어차피 안 먹을 거라 음료를 부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동행한 경찰은 “상식적으로 환불을 요청했으면 제품은 처음 온 상태로 유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지만, 손님이 같은 태도를 유지해 A 씨는 결국 환불을 진행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환불만 받으려고 했는데 음식을 수거하니까 음료를 부은 것 같다”, “손님 블랙리스트도 만들어야 한다”, “같이 간 경찰도 어이가 없었겠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저 음식을 재포장해서 다시 팔 수 있는 거 아닌가?”, “꼭 회수를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2항과 시행령 제21조에 따르면 소비자가 주문 취소 및 반품을 요청할 경우 이미 공급받은 물품 등을 사업자에게 반환해야 한다. 소비자의 잘못으로 물건이 파괴·훼손됐거나 소비자의 사용으로 물건의 가치가 뚜렷하게 떨어졌다면 주문 취소 및 반품 진행이 불가하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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