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살인 후 경쾌한 발걸음…손엔 시신 담을 캐리어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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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2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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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 A 씨 집에서 A 씨를 살인한 후 나온 정유정(23)이 자신의 집으로 가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 A 씨 집에서 A 씨를 살인한 후 나온 정유정(23)이 자신의 집으로 가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23)의 범행 후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시신을 담기 위해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끌며 걸어가는 모습인데, 마치 여행을 가듯 가벼운 발걸음이 충격을 주고 있다.

1일 부산경찰청이 공개한 CCTV를 보면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 A 씨 집에서 A 씨를 살인한 후 나온 정유정이 자신의 주거지에서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KBS뉴스 방송화면
CCTV에 담긴 정유정의 걸음걸이는 거침이 없다. 마스크를 끼고 검은색 치마를 입은 그는 머리를 펄럭이며 보폭이 넓은 걸음을 성큼성큼 걷는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너무 당당하게 걷는다” “발걸음이 경쾌해서 소름 돋는다” “두려움이 전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유정의 걸음걸이와 관련해 손수호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죄의식이나 공포심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 상황일지 모른다는 짐작이 들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캐리어를 끌고 A 씨 집으로 다시 간 정유정은 시신을 훼손한 뒤 캐리어에 시신 일부를 담았다. 이후 이튿날 0시 50분경 택시를 타고 A 씨 집에서 10㎞ 정도 떨어진 경남 양산 낙동강변 풀숲에 시신을 유기했다. 당시 정유정을 태운 택시기사가 새벽 시간에 여성이 캐리어를 끌고 풀숲으로 들어간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정유정은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사흘 전, 과외 중개 앱에서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행세를 하며 A 씨에게 과외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는 앱을 통해 대상을 물색하다 혼자 사는 A 씨를 범행 상대로 낙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밤 경찰에 “관심이 많던 범죄수사물을 TV 등에서 즐겨 보며 살인 충동을 느꼈다”며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일 오전 검찰 송치 전 부산 동래경찰서 앞에서 ‘피해 여성을 살해한 이유가 무엇이냐’ ‘피해 여성을 특정한 이유가 있느냐’ 등의 취재진 물음엔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죄송하다”고만 했다. 이어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고 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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