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체류 외국인 지문 등록 조속히 이뤄져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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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SI 춘계학술대회서 제기

“단기체류 외국인의 열손가락 지문 등록은 수사 및 출입국 당국의 필요뿐 아니라 당사자의 권리 보호와 안전을 위해서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과 이지연 경위는 12일 순천향대(총장 김승우) 법과학대학원 주최 ‘한국CSI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단기체류 외국인의 십지(열손가락)지문 등록 필요성’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단기체류 외국인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현장에 검지 이외의 지문만 남아 있으면 용의자 추적이 어렵고, 검지가 훼손된 채 사망하면 신원 확인이 어렵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법무부는 체류 기간이 90일을 초과하는 장기체류 외국인은 열손가락 지문과 얼굴 정보를 등록하고,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은 양쪽 검지 지문만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위는 “최근 들어 단기체류 비자로 입국했다가 불법 체류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크게 늘어 열손가락 지문 등록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 붙였다.

학술회의에서는 수사와 재판 과정의 법과학적 접근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다. 경찰청 워싱턴 주재관을 지낸 윤외출 전 경남경찰청 수사부장은 “공판 중심주의인 미국 재판정에서는 법의학 및 법과학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모든 증거를 면밀하게 검토하는데, 한국 재판정에서는 수사자료를 둘러싼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이 주로 이뤄지다 보니 유죄율이 90%를 넘는다”며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우리 법정에서도 법과학이 보다 많은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순천향대 법과학대학원장도 “앞으로 증거 수집·분석의 절차적 적법성과 증거의 법과학적 타당성, 법과학 전문가의 증언이 보다 중요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1년 9월 법과학대학원 주최의 국제학술회의에 미국 OJ 심슨 살인 사건의 무죄 평결을 이끈 헨리 리 당시 뉴헤이븐대 교수를 초청해 당시까지 국내에서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형사 피의자 방어권’ 논의에 불을 지폈다.

당시 리 교수는 학술회의에 앞서 동아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수사와 재판에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과학적 접근을 보다 중시해야 하며 피의자 및 피고인의 방어권을 위해 법과학이 수사기관에만 독점되지 않도록 해아 한다”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국csi#춘계학술대회#외국인 지문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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