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부장판사 8명, 법원장 임명
“후보 추천제 취지 무색” 지적도

대법원은 법원장, 고법 부장판사, 고법 판사 등 12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다음 달 20일자로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올 9월로 6년 임기가 끝나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마지막 법원장 인사다.
일선 법관들이 법원장 후보를 추천하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이번 인사에서 전국 지방법원으로 확대됐다. 법원장 후보 추천이 부결된 울산지법과 제주지법을 제외하고 12곳의 지방법원 및 가정법원에서 후보 추천제가 시행됐는데 이 중 8곳에서 해당 법원의 수석부장판사가 법원장으로 임명됐다.
일각에선 김 대법원장이 임명한 수석부장판사가 대거 법원장이 되면서 민주적 절차로 법원장 후보를 추천한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보직과 관계없이 기수 등을 토대로 대법원장이 법원장을 임명했던 과거보다 오히려 더 자의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유제민 대전지법 판사가 서울고법 판사로 승진하는 등 김 대법원장 산하 법원행정처에서 심의관으로 근무한 인사들이 고법 판사로 다수 이동하면서 ‘측근 챙기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날 대법원 인사 결과 고법 판사 15명이 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 대법원장 취임 뒤 고법 부장판사제가 폐지되면서 법원장 승진 경로가 사라진 고법 판사들의 퇴직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