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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사회

한동훈, 검수완박 무력화…시행령 고쳐 검찰 수사범위 확대

입력 2022-08-11 14:06업데이트 2022-08-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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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를 축소한 이른바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수사권 확대 장치를 마련했다.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의 범위를 확대하고, 사법질서저해 범죄와 개별 법률이 검사에게 고발·수시의뢰하도록 한 범죄는 검찰청법상 ‘중요범죄’로 묶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법무부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을 이달 2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1일 밝혔다.

검수완박법이 시행되면 검사가 직접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범죄가 현행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에서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축소된다.

하지만 대통령령 개정안은 법 조문상 사라진 공직자·선거범죄 중 일부를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재규정했다.

공직자 범죄 중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은 뇌물 등과 함께 부패범죄의 전형적인 유형이고 선거범죄 중 ‘매수 및 이해유도’, ‘기부행위’ 등은 금권선거의 대표 유형이므로 ‘부패범죄’로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또 ‘마약류 유통 관련 범죄’와 서민을 갈취하는 폭력 조직·기업형 조폭·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범죄’를 ‘경제범죄’로 정의해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부패·경제범죄 이외에 사법질서저해 범죄와 개별 법률이 검사에게 고발·수시의뢰하도록 한 범죄도 ‘중요 범죄‘로 지정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했다.

무고·위증죄는 ‘사법질서 저해범죄’로 규정했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무고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검사가 수사할 수 없는 현행 법령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차원이다.

국가기관이 검사에게 고발·수사 의뢰하도록 한 범죄도 수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서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이를 검찰총장에게 고발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이 경우 검사를 고발 대상 기관으로 한정한 법률의 취지를 살리고 검사의 수사 의무를 보전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개정안은 법 입법 과정에서 부당성이 지적된 ‘직접 관련성’의 개념과 범위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은 경찰이 혐의를 인정한 사건에 대해서만 송치받고 있는데, 이때 ‘직접 관련성’을 가진 사건의 경우에만 검찰의 수사가 허용되고 있다.

이는 당초 무분별한 별건 수사를 막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지만,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근거가 부족해 수사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직접 관련성의 개념을 구체화해 수사 대상인 ‘범인, 범죄 사실, 증거가 공통되는 경우’ 검사의 수사를 허용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

법무부는 또 직급·액수 별로 수사 대상 범위를 쪼개놓은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을 폐지했다. 현행 시행규칙상 검찰은 뇌물죄는 4급 이상 공무원, 부정청탁 금품수수는 5000만 원 이상, 전략물자 불법 수출입의 경우 가액 50억 원 이상만 수사가 가능하다. 이같은 기준을 두고 경제 범죄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내달 10일 개정 검찰청법 시행일 이후 수사를 개시하는 경우 적용된다.

법무부는 ‘검찰 수사 총량 축소’를 목표로 문재인 정부에서 개정된 법 취지를 시행령 개정으로 무력화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개정안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행 및 개정 검찰청법은 검사의 수사개시가 가능한 중요 범죄의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해 구체적 범위를 정부가 설정하도록 했다”며 “예시로 규정된 부패·경제범죄 외에 정부가 구체적 범위를 정한 ‘중요 범죄’가 수사개시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이 법문언상 명백하다”고 말했다.

또 “현행 시행령은 합리적 기준 없이 검사 수사개시 대상을 과도하게 제한해 국가 범죄대응 역량 약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사건관계인 등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체계에 맞게 법률의 위임 범위 내에서 보완했다”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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