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가기엔 일러…” 칠순 마이미스트의 무대는 계속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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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대표하는 마임 1세대 유진규, 데뷔 50주년 맞아 기념 행사 개최
3일간 토크쇼-상영회 등 구성
마지막 날엔 유 씨의 기념공연

행사 포스터.
행사 포스터.
마이미스트 유진규 씨(70)는 국내 마임 1세대다. 강원 춘천을 마임의 도시로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의 마임 인생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11, 12, 18일 3일 동안 열린다. 춘천문화재단이 마련한 ‘유진규 마임 인생 50주년, 춘천 그리고 유진규’ 프로그램이다.

11, 12일은 각각 시민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첫날 행사는 문화도시 춘천 시민협의체 ‘봄바람’과 ‘동네방네 협동조합’ 주관으로 열리는 시민 토크쇼. 춘천 커먼즈필드 안녕하우스에서 유 씨가 ‘51년 차 예술가로서의 삶’과 ‘41년 차 춘천 시민으로서의 삶’을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한다.

둘째 날은 유 씨 주연의 예술영화 ‘요선’의 시민 초청 상영회가 열린다. 지난해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작품상 수상작으로 춘천 시민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세상에 나온 영화다. 축제극장 몸짓에서 상영되며 상영 후 윤석황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유 씨와 장권호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마임 인생 5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 등 행사를 갖는 유진규 마이미스트. 프로젝트그룹 결사대 제공
마임 인생 5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 등 행사를 갖는 유진규 마이미스트. 프로젝트그룹 결사대 제공
마지막 날인 18일은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유 씨의 기념공연 ‘내가 가면 그게 길이지’가 펼쳐진다. 그의 마임 인생 50주년을 축하해 준 춘천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감사의 몸짓이다. 이 공연은 지난 50년 동안 유 씨의 주요 레퍼토리 가운데 하이라이트를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빈손’ 공연의 배우로 참여했던 변유정이 연출을, 동편제 판소리꾼 배일동, 즉흥연주가 이한주, 즉흥 바이올리니스트 강해진이 음악을 맡았다. 공연장 로비에서는 유 씨의 마임 인생 50년을 회고할 수 있는 전시와 도서 판매, 포토존이 마련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춘천 시민과 유 씨의 특별한 만남에 의미를 두는 만큼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춘천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11∼18일 모든 프로그램을 예매할 수 있다. 다만 좌석이 한정돼 선착순으로 1인당 한정된 수량만 예약 가능하다.

유 씨는 1968년 독일 마이미스트 롤프 샤레의 공연을 보고 마임에 푹 빠졌다고 한다. 1시간 반 동안 말 없는 공연이었지만 말로 전하는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 그는 1972년 우리나라 최초의 무언극 ‘첫 야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1981년 돌연 무대를 떠나 연고가 없는 춘천으로 터전을 옮겼다.

그는 강원대 앞에 카페 ‘아름다운 사람’을 열었고,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몰려들자 토요일마다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마임으로 복귀했다. 1989년 춘천마임축제의 모태가 된 ‘한국마임페스티벌’을 열면서 세계 3대 마임축제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놓았다.

유 씨는 “어느덧 70이 됐지만 아직 경로당에 갈 수 없는 청년이라고 생각한다”며 “주위에서 이번 행사가 끝나는 대로 6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하는 그의 얼굴에는 잔잔한 웃음이 가득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마임 1세대 유진규#칠순 마이미스트#데뷔 50주년 기념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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