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품질 고기, 1등급 만들 수 있다” 1600억 뜯어낸 사기꾼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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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7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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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1조 원대 투자사기로 1485명의 피해자를 낳은 사기범 김모 씨(66)를 국제공조를 통해 베트남에서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압송하는 모습. (경찰청 제공) 뉴스1
경찰청은 1조 원대 투자사기로 1485명의 피해자를 낳은 사기범 김모 씨(66)를 국제공조를 통해 베트남에서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압송하는 모습. (경찰청 제공) 뉴스1
낮은 품질의 육류를 1등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며 투자자들을 속여 1600억 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피의자가 베트남에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다.

7일 경찰청은 1485명으로부터 ‘돌려막기’ 방식으로 1656억 원을 가로챈 사기 사건의 피의자 김모 씨(66)를 베트남 공안과 국제공조로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사기 전과가 있는 공범 5명과 서울 강남구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사업 설명회를 열어 “저등급 육류를 빙온(氷溫) 숙성해 맛과 영양을 동시에 높이고 1등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이들은 투자원금의 3%를 수익으로 보장하고,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면 3~5%를 추천 수당으로 지급한다며 투자자들을 속였다.

이들 일당은 나중에 받은 투자금을 먼저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속칭 ‘돌려막기’ 식으로 돈을 가로챘다. 이런 방식으로 2018년 말까지 투자한 이들에게는 40일마다 투자금의 3~10%에 달하는 배당금이 돌아가기도 했지만 2019년 초부터는 배당금 지급이 끊겼다.

범행을 통해 김 씨가 2017년 7월부터 2019년 8월까지 가로챈 금액은 1656억 원으로, 전체 투자 규모는 총 1조112억 원에 달한다.

김 씨는 2019년 6월 말 베트남으로 출국해 잠적했으나 지난해 경찰청이 국외 도피 경제사범 일제 합동 점검에 나서면서 덜미를 잡혔다. 경찰청은 이 사건 담당 수사 관서인 송파경찰서의 요청을 받아 지난해 3월 김 씨에게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이후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베트남에 소재 파악을 위해 공조를 요청했고, 베트남 공안은 김 씨의 현지 입국을 확인한 뒤 주변 인물과 비자 정보 등 단서를 입수해 공조수사에 나섰다.

1년 간의 추적 끝에 경찰청은 김 씨가 한 아파트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고, 베트남 공안은 하노이 남투리엠 지역의 해당 아파트에서 지난달 27일 그를 검거했다. 경찰청은 하노이에 3명의 경찰호송관을 파견해 이날 김 씨를 데려왔다.

추가로 피해 신고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경찰은 다른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송파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관련자 27명을 수사해 이 중 부회장, 사장, 회계를 담당한 3명을 구속한 뒤 현재까지 각 본부장과 센터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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