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헬기로 역량 넓힌 ‘수리온’… 동해안 야간 산불 진화에 활약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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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
최초 국산 무장헬기 ‘LAH’
영하 39도 극한 환경서 시험
고기동 헬기 개발도 진행중

LAH(소형무장헬기)에 구현된 MUM-T(가상).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LAH(소형무장헬기)에 구현된 MUM-T(가상).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헬기는 회전날개를 엔진으로 회전시켜 여기서 생기는 양력과 추진력으로 비행하는 특수한 항공기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헬기는 오늘날 군사작전에 없어서는 안 될 기동 및 공격수단이다.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우리나라는 군사작전에서 헬기의 활용도가 매우 높은데도 불구하고 국내 개발이 어려워 우리 군은 그동안 해외에서 헬기를 도입해 운용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은 국산 헬기를 선도하는 회사로, 최초의 국산 헬기 수리온(KUH-1) 개발 성공을 시작으로 다양한 군용·관용 파생형과 함께 소형무장헬기 LAH(Light Armed Helicopter) 개발을 진행 중이다. 수리온은 육군의 노후 기동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최초의 국산 헬기이다. 수리온 개발 성공을 통해 대한민국은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국의 위상을 정립하게 됐다. 현재 수리온은 육군의 주력 기동헬기로 운용되고 있으며, 수리온 기반의 파생형으로는 의무후송 전용 헬기 메디온과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개발 완료되어 운용 중에 있다.

또한 수리온은 경찰, 소방, 산림, 해경 등의 공공헬기로도 운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수리온 기반의 산림 헬기(KUH-1FS)는 산림청에서 야간비행이 가능한 유일한 진화 헬기로 손꼽힌다. 2020년 4월 안동산불을 첫 시작으로 이번 동해안 산불에도 투입되어 주불 진화와 야간 산불진화에 활약했다. 특히 수리온 기반의 산림 헬기를 운용 중인 산림청 관계자는 “최근 국내 산불 진화 작업을 수행하며 KAI의 후속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했다”며 “이번 산불 진화에 수리온이 원활히 투입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해경 헬기도 전국 각지에 배치되어 대테러작전과 인명구조 그리고 실종자 수색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수리온 파생 공공헬기는 10여 대가 운용되고 있으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LAH는 수리온에 이어 KAI에서 개발 중인 국산 최초 무장헬기로서 미래 전장 환경을 고려한 군의 요구성능을 반영해 개발 중이다. 올해 2월에는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진행된 국외 저온 비행시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시험 기간 중 LAH는 통상 요구되는 영하 32도보다 더 가혹한 영하 39.3도의 극저온 환경에서 12시간을 세워둔 후 오직 배터리만으로 시동을 걸어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고기동 헬기.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고기동 헬기.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LAH는 올해 말 전투용적합판정을 획득해 체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체계 개발 완료 후 LAH가 군에 전력화되면 적 기갑부대 제압, 공중강습부대 엄호, 위력수색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미래 육군의 핵심 항공전력으로 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KAI는 수리온 그리고 LAH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병대 상륙공격헬기도 개발할 예정이다. 해병대에서 운용 중인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기반으로 터렛건, 유도·무유도 로켓, 공대지·공대공 미사일 등의 무장을 장착해 강력한 화력과 함께 최첨단 임무장비를 갖춰 우수한 생존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밖에 ‘바다의 지뢰’라고 할 수 있는 기뢰를 탐지, 제거하는 해군 소해헬기도 개발된다.

KAI는 동력전달계통 핵심기술 확보와 국산화도 추진 중이다. 동력전달계통은 엔진의 동력을 회전날개에 전달하는 헬기의 핵심 구성품이다. 동력전달계통은 헬기 선진국 및 업체가 기술이전을 기피하는 핵심 기술로 현재 국내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핵심 기술 확보와 국산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국산 헬기의 성능을 한층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군의 헬기 운영유지비 절감, 가동률 향상 등의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한편 KAI는 미래 전장에 핵심이 될 유무인복합체계(MUM-T·Manned-UnManned Teaming)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유무인복합체계는 헬기와 무인기 간 협업이 가능한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으로 손꼽힌다. 유무인복합체계가 무기체계화되면 조종사가 탑승한 유인 헬기와 무인기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유무인 복합 편대 운용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유인 헬기의 생존 확률과 작전 효율성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KAI 관계자는 “수리온 및 LAH 개발 노하우와 동력전달계통 국산화를 통해 국산 차세대 헬기로 알려진 고기동 헬기 개발에도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고기동 헬기는 현존하는 헬기보다 2배 빠른 속력과 강화된 화물수송능력으로 분초를 다투는 미래 전장 환경에서 다양한 작전에 투입될 수 있는 차세대 전력인 동시에 K방산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新 자주국방#국방#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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