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 앞까지 따라온 남성…2심도 “주거침입 아니야”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13일 0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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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을 따라 빌라의 공동현관문 앞까지 쫓아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항소심 재판부도 무죄를 선고했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부장판사 김예영·장성학·장윤선)는 지난달 17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33)씨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8월28일 귀가 중이던 여성 B씨를 쫓아 B씨의 주거지 1층 공동 현관문 앞까지 뛰어들어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3시15분께 B씨의 주거지 인근 골목길에서 B씨를 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B씨를 약 80m를 쫓아간 A씨는 B씨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공동 주차장 안쪽에 위치한 공동 현관문 앞까지 뛰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1심 재판 과정에서 “필로티 구조의 다세대 빌라 1층 주차장은 개방됐다”며 “평소에도 외부인 출입이 빈번했고 (A씨는) 공동 현관의 문을 두드리거나 손잡이를 잡고 열려는 등 안으로 들어가려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 빌라에는 외부 차량이나 사람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시설이 없고 감시하는 사람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람이 빌라의 주차공간으로 넘어올 수 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주택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주거침입죄의 대상은 건조물인데, 이때 건조물에는 건물 외에도 담으로 둘러싸이는 등 표시가 명확한 토지와 같은 위요지(건조물의 부속토지)도 포함된다.

위요지는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지만, 1심은 사람들이 오갈 수 있는 이 빌라 1층 공동 주차장이 건조물이나 위요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1심은 “A씨가 다다른 곳인 공동현관 출입문 앞은 도로와 빌라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상당한 거리가 떨어진 건물 중심부 부근에 있기는 하나, 공동현관 출입문 부근에도 타인의 출입을 막는 등의 장치는 없다”고 판시하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것으로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역시 “(해당 빌라가) 인접 도로와 포장의 형태 및 경계석으로 구분이 되긴 하지만 경계석이 거의 돌출되지 않아 통상의 보행만으로 경계를 쉽게 넘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3면이 막혀 있는 등으로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되고 있지는 않으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위요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A씨가 B씨의 주거에 침입했다거나 현실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를 개시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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