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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의류수거함 유기 영아 추모 이어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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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17:45
2021년 12월 27일 17시 45분
입력
2021-12-27 17:44
2021년 12월 27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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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이 미안하다.”
27일 오후 경기 오산시 궐동 한 도심형 생활주택 앞에 설치돼 있는 붉은색 철제 의류수거함 곳곳에 꽃다발과 편지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의류수거함 앞 인도상으로 분유와 우유, 사탕, 기저귀, 양초 등도 나무로 된 조그만한 협탁에 놓여진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바닥에는 하늘색 바탕에 무지개와 뭉개구름, 꽃무늬가 그려져 있는 화사한 문양이 인쇄돼 있는 돗자리도 깔려 있었다.
의류수거함에 부착돼 있는 편지에는 “이 추운 곳에서 얼마나 울었을까”, “아가야 너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해 미안해” 등 추모글로 보이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의류수거함은 전날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20대 여성 A씨가 자신이 낳은 아기를 버린 곳이다.
이 일대는 원룸과 도심형 생활주택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숨진 아기가 유기된 의류수거함 말고도 그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 개 의류수거함도 설치돼 있다.
A씨가 아기를 버린 의류수거함은 왕복 4차선 도로변에 자리잡고 있다. 바로 옆에는 불법 광고물을 부착했다가 뗀 흔적이 지저분하게 남겨져 있는 전신주가 세워져 있었다.
시민들은 수일 전부터 이 의류수거함에 숨진 아기를 기리기 위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에서 각종 추모 물품을 수북히 쌓아둔 돗자리에는 이빨을 다 드러내고 환하게 웃고 있는 누렁소 한 마리도 캐릭터 그림으로 새겨져 있었다. 올해 태어난 아기는 12간지 중 ‘소띠’에 해당된다.
오산 세교동에 사는 최모(38·여)씨는 “살고 있는 동네 근처에서 소중한 아기가 의류수거함에 버려졌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속상했다”며 “어떤 사정이 있는지 자세히 알진 모르지만 부모로서 자신이 낳은 생명을 헌 옷 버리듯 버릴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9일 오후 5시 20분께 오산시 궐동에 위치한 의류수거함에 출산한 아기를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전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당시 이 의류수거함 주변에서 헌옷을 수거하던 남성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출동해 그 안에서 이불에 싸여 있던 숨진 영아를 발견했다.
경찰은 영아 몸에서 탯줄이 붙어있던 점 등을 토대로 숨진 아기가 출생 직후 버려진 것으로 보고, 의류수거함 일대 CCTV를 분석해 용의자를 추적했다.
A씨는 아기를 버린 의류수거함 인근 주거지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A씨가 출산 당일 아기를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산 당시 이미 아기가 숨진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숨진 영아를 상대로 살해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아기가 사망한 경위와 유기한 이유 등 정확한 범행 내용을 조사 중이다.
[오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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