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 소환조사 없이 구속영장 이례적…공수처 혐의 입증 자신있나

뉴스1 입력 2021-10-25 15:58수정 2021-10-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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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2020.12.10/뉴스1 © News1
‘고발사주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23일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대상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5일 밝혔다.

핵심 피의자의 소환조사 없이 구속영장부터 청구하자 검찰 뿐 아니라 법원에서도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공수처가 지난 1월 출범한 이후 피의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수처는 대선 정국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인 만큼 신속하게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는 손 검사의 소환조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포가 아닌 구속으로 신병을 확보하려는 이유에 대해 손 검사가 수사에 대단히 비협조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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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수사 시 체포·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이 검찰의 수사방식이긴 하지만,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형사소송법상으로도 가능하다”며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고 드물지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재차 입장문을 내고 “형사소송법(70조·201조)에 따른 적법한 청구이며, 사전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법관 앞에서 양측이 투명하게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공정한 처리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공수처는 이날 “이 사건의 핵심 관계인들에게 공수처에 출석해 수사에 협조할 것을 누차 요청했으나 소환 대상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를 내세워 출석을 미루며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며 영장청구 사유를 자세히 밝혔다. 체포영장 없이 바로 구속영장 청구로 직행할 수 밖에 없던 이유가 있었다는 취지다. 공수처 관계자는 “대단히 비협조적이었고 소환날짜를 정하고 나면 여러 이유를 대며 11월로 넘기려고 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선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영장기각 시에는 공수처 수사 차질이 불가피해보인다. 공수처가 영장 발부를 자신할 만큼 상당한 혐의 입증 단계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공수처가 손 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하니 당연히 소환조사를 거친 줄 알았다. 체포가 아닌 구속영장 청구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현직 부장판사는 “구속영장보다는 체포영장이 더 쉽게 나올텐데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흔한 케이스가 아니다. 이례적이다”라며 “다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서 공수처 입장에선 체포할 필요도 없이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고 자신해 이런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주 우려보다는 증거 인멸에 대한 판단을 할 것 같고 혐의가 있느냐부터 판단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영장이 기각돼 타격을 받을 수 있고 그 경우 영장 재청구 부담도 있을텐데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보면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이 있는 것일 수 있다”고도 했다.

피의자가 현직 검사이고 주거지나 근무지가 명확하기 때문에 공수처는 영장 심사에서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구속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달 반 수사해온 공수처가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영장 발부에 충분할 정도로 혐의를 입증했는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손 검사는 고발장의 최초 전달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공수처는 제보자 조성은씨가 제출한 휴대전화와 휴대용 저장장치(USB)를 포렌식 분석한 결과, 조씨가 전달받은 텔레그램 대화방의 ‘손준성 보냄’ 표시가 조작되지 않았고 ‘손준성 보냄’의 손준성과 손 검사가 동일인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손 검사는 그간 언론에 낸 입장문을 통해 “사건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고 향후 공정한 수사가 진행된다면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고발장 전달과 작성 혐의 모두 강력 부인해왔다.

공수처가 신속수사 방침을 밝혔지만 출석해야 할 피의자가 현직 국회의원과 검사이다보니 조율에 난항을 겪었다. 공수처는 피의자 신분인 김웅 의원도 이달 중으로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김 의원 측이 11월 초 조사에 응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르면 이번주 소환조사가 이뤄지도록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공수처는 고발사주 사건에 수사인력이 부족해 최근 수사기획담당관실 검사 1명과 수사관도 추가로 투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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