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매입 직원들 ‘과천사업단’ 경력 많아

광명=박종민 기자 , 지민구 기자 , 시흥=김태성 기자 입력 2021-03-05 03:00수정 2021-03-0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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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직원 땅 투기 의혹]
단장-보상담당자 등 직책 맡아
근무시기 겹쳐 정보 공유 가능성
경찰, 민변측 불러 참고인 조사
4일 오후 경기 시흥시 무지내동의 한 농지.

바로 옆 한 고교 운동장과 비슷한 크기(5905m²)인 토지 바닥엔 검은색 비닐이 씌워진 채 작은 왕버들이 심겨 있다. 한 주민은 “보통 잡초를 자주 제거하기 힘든 사람들이 검은색 비닐을 씌워 놓는다”라고 말했다.

이 농지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이 광명·시흥지구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투기를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땅 가운데 하나다. LH 현직 직원인 A, B 씨와 A 씨의 부인이자 LH 직원인 C 씨 등 4명은 2018년 4월 19억4000만 원을 들여 이 농지를 매입했다. A 씨와 B 씨는 농협에서 각각 5억8500만 원, 5억2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B 씨는 2015년 인근 지역인 과천사업단장을 지냈다. A 씨는 2019년부터 과천사업단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과천의왕사업단 보상 담당자로 근무했다. A 씨는 무지내동 농지 매입보다 7개월 앞선 2017년 9월 27일 광명시 옥길동에 있는 농지 526m²를 1억8100만 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이곳은 국토교통부가 3일 추가로 확인한 필지 네 곳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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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토지들을 살펴보면 이 농지처럼 소유자인 LH 직원의 경력에는 유독 ‘과천사업단’이나 이후 확대 개편된 ‘과천의왕사업단’이란 경력이 자주 등장한다. 이들이 이 사업단에서 실제로 근무한 시기도 상당 부분 겹친다. 이 때문에 신도시 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19년 6월 한 소유주로부터 매입한 필지 2곳도 마찬가지다. 농지 2739m²를 구매한 2명 가운데 1명은 2019년 과천사업단장을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필지를 매입한 4명 가운데 3명은 A 씨와 같은 과천의왕사업단 보상 담당자로 일했다.

3개월 뒤인 그해 9월에 해당 지역에서 토지 330m², 연면적 273.5m²의 2층 건물을 공동 매입한 C 씨도 과천사업단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에는 한 과천 주민이 과천사업단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A 씨와 C 씨를 업무 담당자로 지목한 글이 남아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22억5000만 원을 주고 매입한 농지 5025m²를 4개 필지로 나눠 공동 소유한 7명의 명단에도 등장한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4일 의혹을 처음 제기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관계자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민변 측은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의 명단과 토지 매입 명세 등의 자료를 경찰에 전달했다.

광명=박종민 blick@donga.com / 지민구 / 시흥=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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