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무료 급식소에 외제차 타고 온 모녀…네티즌 분통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13일 1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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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집’ 운영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통해 사연 공개

경기 성남시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소인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가 최근 외제 승용차를 타고 무료 급식을 받아가려고 한 모녀 사연을 공개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하종 신부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아주 괴로운 날이다. 화가 나고 어이 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며 직접 겪은 일을 설명했다.

김 신부는 “흰 색의 비싼 차(벤츠) 한 대가 성당에 와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내렸다”며 “두 분은 태연하게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저는 그분들을 막아서고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물으면서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도 있으시기 때문에 여기 오시면 안 됩니다. 도시락이 모자랍니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한 내용을 밝혔다.

그런데 김 신부는 오히려 아주머니가 자신에게 짜증을 내며 “이 분은 저희 어머니이시고, 여긴 공짜 밥 주는 곳이잖아요? 왜 막으세요?’”라고 답변해 화가 났다고 말했다.

특히 김 신부는 당시 아주머니에게 “도시락은 노숙인분들을 위한 것”이라며 “아주머니와 할머니 때문에 다른 분들이 먹지 못 한다”고 설명을 했음에도 “아주머니가 계속해서 도시락을 받아가야겠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김 신부는 두 사람이 끝까지 도시락을 타갔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러한 태도에 대한 속상한 마음을 표현했다.

김 신부는 “저는 이분들의 행동과 말에 기분이 매우 나빴다”며 “이분들의 행동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고, 이분들의 말은 우리 친구들을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고 태도를 지적했다.

이어 “요즘처럼 코로나 시기에 우리가 ‘모두’를 생각한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겠지만, ‘나’만 생각한다면 사회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요즘에는 ‘나’라는 문화가 커지면서 자신만을 강조하는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안나의 집이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서 식사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 이유는 바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가져가는 도시락 하나가 그분들에게는 한 끼일지 모르지만, 노숙인 한 명에게는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신부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본 네티즌들은 “진짜 어이없네요”, “어이없는 사람들이군요”, “개념이 없네요”, “진짜 양심이 없으시네요” 등 반응을 보냈다.

[성남=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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