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파업 강행… 동네병원 2만곳 문닫을듯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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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사흘간 2차 총파업… 정부 “정책 일방추진 않겠다” 제안
전공의협의회, 표결 통해 거부, 봉직의도 참여… 의료공백 커질 듯

25일 인천 부평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 입구에 진료 축소 및 제한에 대한 안내문이 걸려 있다. 21일부터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순차적으로 파업에 참여하면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천=뉴시스
25일 인천 부평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 입구에 진료 축소 및 제한에 대한 안내문이 걸려 있다. 21일부터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순차적으로 파업에 참여하면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천=뉴시스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6일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안 등에 반대하며 집단 휴진(파업)을 시작한다. 14일 1차 총파업 때와 달리 이번에는 사흘간 문을 닫는다. 이미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전임의(펠로)는 파업 중이다. 그동안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봉직의(페이닥터·병원에 소속돼 월급을 받는 의사)들도 26∼28일 총파업에 참가할 예정이라 환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시작되는 의협의 2차 총파업에는 1차보다 많은 개원의가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1차 총파업 때는 전국의 의원급 의료기관 3만3836곳 중 1만584곳(31.3%)이 휴진 신고를 했다. 의협은 2차 파업을 하는 3일 동안 2만 명 이상의 의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협 총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정부는 ‘의정 협의체를 구성한 뒤 협의체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에 의대 정원 확대안 등 의료계가 반대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문안을 전달했다. 정부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정부 제시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러나 대전협은 표결을 통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진행 중인 무기한 파업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의협도 별도의 내부 논의를 거치지 않기로 하고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앞서 양 측은 24일에도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최대집 의협 회장이 긴급 간담회를 가진 뒤 보건복지부와 의협 실무진이 만나 협상했다. 실무진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다시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최 회장이 다시 만났다. 양 측은 25일 오전 4시까지 대화를 이어갔지만 합의문 내용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의협 측은 의대 정원 확대안 등 의료계가 반대하는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표현을 담자고 했으나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와 전임의 파업이 진행되면서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들은 예정된 수술을 상당수 미루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하루 평균 수술 건수는 190건인데 26일로 잡혔던 수술 65건을 연기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전공의 500명 중 90% 이상이 21일부터 시작된 무기한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도 2차 총파업 기간인 3일 동안 잡혀 있던 수술의 절반가량을 연기했다. 대형병원들은 전공의와 전임의 파업이 이번 주를 넘길 경우 이들을 대체하는 교수들만으로는 진료 업무를 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파업이 길어지면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체하는 교수들의 피로가 누적돼 수술 건수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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