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보다 위험해진 수도권 교회…전광훈 교회, 15일 집회에 초비상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14일 13시 12분


코멘트
© News1
© News1
개신교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수도권 상황이 지난 5월 이태원 클럽 때보다 방역 측면에서 훨씬 위험해졌다.

무엇보다 감염경로를 알기 어려운 깜깜이 확진자 비율이 높아지는 데다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오는 15일(광복절)에 4만여명이 모이는 집회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크다.

◇수도권 확진자 207일만에 최대 규모…당국 “거리두기 2단계 상향 검토”

1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3명에 달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83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207일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103명 중 지역발생은 85명, 해외유입은 18명이다.

수도권 내 코로나19 유행이 위기 상황으로 번진 이유는 교회 감염이 빠르게 퍼지고 있어서다. 특히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9명의 신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는 4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감염경로별로는 Δ용인 우리제일교회 관련 21명 Δ골드트레인 4명 Δ기쁨153교회 1명 Δ사랑제일교회 1명 Δ대지고/죽전고 1명 Δ조사중 8명 Δ해외유입 2명(필리핀 1명, 미국 1명) 등이다.

새로운 집단감염지로 확인한 우리제일교회는 지난 11일 2명, 12일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전날 낮 12시까지 9명의 추가 확진자가 확인됐다. 이날 경기도가 밝힌 21명에 9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돼, 전날 오후 동안에 10명이 넘는 확진자가 더 발생한 셈이다.

서울에서도 32명의 신규 확진자가 확인됐다. 감염경로별로는 Δ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9명 Δ용인시 우리제일교회 관련 5명 Δ롯데리아 종사자 모임 4명 Δ광진구 확진자 접촉 4명 Δ고양시 반석교회 관련(케네디 상가) 1명 Δ은평구 확진자 접촉 2명 Δ서초구 확진자 접촉 1명 Δ중구 통일상가 1명 Δ강서구 확진자 접촉 1명 Δ해외유입 1명(미국) Δ조사중 2명 등이다.

서울도 교회발 확산세가 거세다. 사랑제일교회 9명뿐만 아니라 우리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5명이 추가됐다. 고양시 반석교회에서 불똥이 튄 남대문시장 케네디 상가와 관련해 확진자 1명이 새롭게 나왔다. 이에 따라 이날 0시 기준 지역별 누적 확진자는 서울 1404명, 경기 1274명, 인천 311명으로 수도권에서만 2989명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면 수도권 내 유흥주점 등 고위험 시설 운영이 중단된다. 종교시설을 포함한 중위험 시설은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운영할 수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14일 오전 브리핑에서 “소규모 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함께 식사를 하거나 소모임과 찬송을 하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감염되는 사례가 반복돼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난리인데 대규모 집회 강행 논란…사랑제일교회 검사 요청에 비협조

수도권 유행 상황에 대해 방역당국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현재 서울 수도권의 상황은 과거 5월 초에 발견한 이태원 유흥시설 등의 상황보다 더 심각한 위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도 이날 유사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대규모 집회가 2차 감염파도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도 큰 상황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오는 15일 광복절 집회 참석을 예고한 인원이 약 22만명에 달한다. 외부에서 진행하는 집회라도 밀집된 공간에서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수칙을 조금이라도 어기면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서울에서 약 22만명 규모의 집회를 예고한 26개 단체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의거해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도 내렸다. 하지만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15일 4만명 규모 집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집회에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들도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이틀간 신규 확진자가 13명이 발생했고, 방역당국의 검사 요청에 비협조적인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15일 집회에서 마스크 착용, 구호 자제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수만명이 모이는 집회에서 코로나19가 퍼지면 2차 감염파도는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이어 “이웃과 가족, 국가 전체를 위해 방역당국 조치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다”며 “고의적인 거짓이나 협조 불응으로 감염이 확산하면 법령에 의한 처벌과 구상권 청구 등 엄정한 조치가 불기피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