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환자 나온 부천 콜센터, 집단감염 막은 비결은…

고도예 기자 , 부천=김태성 기자 입력 2020-06-02 20:52수정 2020-06-0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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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고 있어 소리가 작게 들릴 수 있어요.”

2일 오후 경기 부천에 있는 유베이스타워 콜센터 5층. 상담원 A 씨는 고객들에게 이렇게 안내하며 전화를 받았다. 같은 사무실엔 직원 200명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전화를 받고 있었다. 상담원들이 앉은 책상은 여느 콜센터와 풍경이 달랐다. 독서실처럼 칸막이로 나뉜 책상 위로 30㎝쯤 더 위로 투명한 아크릴판이 덧대어졌다. 비말(침방울)이 튀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다.

최근 쿠팡부천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부천 유베이스타워 콜센터도 한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상담원 등 직원 1989명에게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2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관련 확진자가 166명이나 나왔던 구로 콜센터와 달리, 이 콜센터는 ‘4가지 방역 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인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닭장 구조’ 바꾸고 층별 이동도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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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콜센터는 먼저 3월 말부터 사무실 구조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 구로구의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 상담원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는 콜센터의 ‘닭장 구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콜센터 관계자는 “가능한 한 상담원들이 한 칸씩 띄워 앉도록 했다”며 “침이 튀지 않게 기존 책상 칸막이에 아크릴판을 덧대 칸막이를 높였다”고 했다.

둘째로 직원들이 자기 사무실이 아닌 층엔 갈 수 없도록 제한했다. 건물 곳곳마다 ‘근무 층 이외 다른 층에 출입하면 인사 조치 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직원들은 목에 건 사원증에 자신이 몇 층에서 근무하는지도 표시돼있다.

셋째, 사무실 층별로 서로 다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도 했다. 콜센터 측은 다른 층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엘리베이터 등에서 밀접 접촉하는 걸 막으려 내부 지침을 내렸다.

이날도 점심식사 뒤 회사로 복귀하던 직원 10여 명은 건물 1층에서 일사불란하게 흩어졌다. 2, 3층 근무자는 계단을 이용했다. 4~7층 근무자는 저층용 엘리베이터로, 8~11층 직원들은 고층용 엘리베이터 앞에 줄을 섰다. 엘리베이터에도 ‘타 층 직원 탑승 금지. 적발되면 엄중 처벌’이란 안내문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여러 직원이 함께 이용하던 구내식당과 회의실 등은 모두 폐쇄했다. 콜센터에서 근무한 지 1개월가량 됐다는 B 씨(37)는 “회사에서 각자 도시락을 준비해 ‘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을 하라고 권유했다”며 “불편하고 심심하기도 하지만, 감염을 막기 위해 방침을 따르고 있다”고 했다.

확진 직원도 이상 증세 느끼자 즉각 신고

지난달 26일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상담원이 방역수칙을 잘 지킨 것도 집단감염을 막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직원은 쿠팡부천물류센터에서 지난달 23, 24일 아르바이트를 했다. 25일 콜센터로 출근한 상담원은 근무 내내 마스크를 착용했고 동료들과 1m 이상 거리를 뒀다. 7층에서 근무해 회사 지침에 따라 저층용 엘리베이터만 이용했다.

출근 당일 오후 이 상담원은 갑자기 기침이 나고 목이 아픈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때도 즉시 회사에 통보한 뒤 집으로 돌아가 신속하게 진단 검사를 받았다.

다른 직원들 역시 방역수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2일 둘러본 콜센터 건물 안팎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직원을 찾을 수 없었다. 직원들은 인터뷰 때도 1m 이상 떨어져 거리를 유지했다. 직원 C 씨(41)는 “상담원이 마스크를 쓰면 아무래도 소리가 뭉개져 고객들이 불편해 하긴 한다”며 “초기엔 상담원들이 마스크 착용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당연한 조치였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부천=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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