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부인해? 세무조사 당해볼래”…협박하는 검사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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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변협, '2019년 검사 평가' 발표
"회사 전부 털겠다" 모욕적인 언사
세무조사 압박해 허위자백 강요도
피해자 시신 사진 법정공개 사례도
신중수사 노력 등 우수검사도 발표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가 올해 검사 평가제를 진행한 결과 혐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을 압박해 허위로 자백하게 하거나 수사를 고의로 지연하고, 변호인이 메모를 못 하게 방해하는 등 부적절한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변협은 17일 전국 검찰청 근무 검사들을 평가한 ‘2019년 검사 평가’를 발표하고, 평가 결과를 내년 상반기 검찰 인사에 반영해달라며 검찰총장 및 법무부에 전달했다.

검사 평가 결과 하위검사로 선정된 사례 중에는 혐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에게 세무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말해 피고인이 허위 자백하게 하고 다른 피고인도 이를 듣고 그 진술에 부합하는 허위 진술을 하게 한 검사가 있었다.

또 사건을 아무 이유 없이 지연 시켜 피의자가 10개월 동안 수사를 받게 하고, 사건 관련자들에게 “그럼 회사를 전부 털어야겠네, 사장 나와야지” 등의 모욕적인 언사를 자주 한 사례도 있었다.

이와 함께 변호인이 참여할 때마다 변호인이 조사 내용을 메모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변호인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고 변호인 참여권을 제한 할 수 있다고 겁박하는 검사가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검찰이 최근 인권보호 수사규칙을 시행하며 검사실에 메모용 의자까지 배치한 것에 역행하는 조사 방식이다.

아울러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고성을 지르며 무시하는 말투를 사용하거나 큰소리로 피의자를 야단치는 수사검사, 성범죄 사건임에도 방청객이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 시신 사진을 실물화상기로 현출하는 공판검사 등의 사례가 언급됐다.
우수한 검사 평가 사례도 제시됐다. 우수 검사 중에는 고압적이지 않은 자세로 피의자 의견을 경청하며 신중히 수사한 검사, 고소인과 피의자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균형 잡힌 판단을 하려고 노력한 검사, 관련 판례를 사실관계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해 사건에 적용한 검사 등이 있었다.

우수 수사검사 10명은 서울중앙지검 소속 김형원(45·사법연수원 34기) 검사와 정유선(41·36기) 검사, 법무부 소속 조두현(49·33기) 검사 등이 선정됐다. 우수 공판검사 10명은 서울고검 소속 대구지검 소속 강여찬(55·20기) 검사, 서울동부지검 소속 김재현(37·47기) 검사, 인천지검 소속 장지철(35·변호사시험 3회) 검사 등이 선정됐다.

대한변협은 하위 검사로 선정된 수사검사 10명과 공판검사 10명에 대한 실명과 소속청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대한변협은 2015년부터 매년 검사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 10월31일까지 전국 모든 검사를 대상으로 변호사의 평가 결과를 수집했다.

올해 검사 평가 접수 건수는 지난해보다 684건 늘어 총 6670건의 평가표가 접수됐으며, 평가에 참여한 변호사 수는 2070명이다. 올해 평가 평균 점수는 79.55점으로 지난해 평균 점수 80.24점보다 약간 하락했다.

검사평가는 검사평가표 양식에 따라 ▲정의로운 검사 ▲인권 및 법률수호자로서의 검사 ▲직무에 정통한 검사 3개 영역과 세부적으로 7개 항목으로 나뉘어있다. 우수 검사의 경우 평가 검사 중 상위 10% 이내, 평가점수가 90점 이상인 검사 중 상위 10위까지의 검사이고 하위검사는 하위 10% 이내, 평가점수가 낮은 검사 중 하위 10위까지의 검사다.

대한변협은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높은 시점에서 우수검사 20명으로 선정된 검사들의 사례는 국민에게 신뢰받기 위해 검찰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며 “검사 개개인에 대한 평정을 바탕으로 한 검찰 개혁의 이정표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검사 평가의 긍정적인 사례와 부적절한 사례를 정리해 ‘2019년 검사평가 사례집’을 다음달께 발간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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