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처리시설을 반드시 택지개발지역에 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기물시설촉진법)’에 따르면 30만 ㎡ 이상의 택지개발의 경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대신 처리 비용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낼 수 있도록 했다. LH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할지는 지자체와 협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면서 폐기물처리시설을 만들지 않는 경우 생활폐기물은 기존 처리시설에 몰리게 된다. 인구가 늘면서 생활폐기물도 많아지면 기존 처리시설의 처리 용량은 부족해지고 처리비용도 올라간다. 결국 불법폐기물 방치 사태 같은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우려가 커진다.
문제는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주민들은 환경문제와 가족의 안전, 집값 하락 등을 염려하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에 반발한다. 지자체장들도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에 미온적이다. 선출직 단체장들이 주민 눈치를 보지 않고 시설 설치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검토 승인이 나도 ‘설치 반대’ 민원이 들어오면 모든 과정이 중단된다”며 “주민을 설득할 길을 찾기보다는 ‘국토교통부 결정일 뿐 우리 뜻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둘러댄 뒤 설치 백지화 방향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달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단지나 택지를 개발할 때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폐기물처리촉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환경부는 올 4월 갈등조정팀을 만들어 폐기물처리시설을 둘러싼 갈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갈등조정팀은 이해당사자들의 관심사를 알아보고 갈등 원인과 핵심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갈등학회에 연구를 의뢰했다.
법적인 설치 의무화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지자체는 더 적극적으로 폐기물처리시설의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주민의 불안과 우려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해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를 설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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