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유관순 영화 보고 크레딧 끝나도 일어나지 못해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2일 0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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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영화 중 가장 무거워…대한민국 역사, 도대체 용납이 되나”

이낙연 총리가 ‘항거:유관순 이야기’를 관람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가 ‘항거:유관순 이야기’를 관람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를 본 뒤 엔딩 크레딧이 다 끝나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영화가 주는 여운과 역사적 무게감에 많은 생각이 드는 듯 먹먹한 표정을 보였다.

친일잔재에 대해서는 “이게 대한민국 역사다. 도대체가 이게 용납이 되나”라며 격분했다.

이 총리는 이날 용산 CGV에서 유 열사의 조카며느리인 김정애 여사 등 유가족들과 유 열사의 모교인 이화여고 동창회 지도자 등 20여명과 함께 조민호 감독의 ‘항거:유관순 이야기“를 관람했다.

그는 영화가 끝나고도 꺼진 스크린을 응시하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영화를 본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말할 기분이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이 총리는 이후 SNS에 ”영화가 끝나도 일어서는 사람이 없었다. 저도 한동안 앉아 있었다“며 ”소감을 물으시는 기자들께 아무 답변도 해드리지 못했다. 역사의 무게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 총리는 영화 관람 후 유 열사 관계자들과 만찬을 한 자리에서 영화평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역사 영화 중에 가장 무거운 영화“라며 ”영화가 끝나도 아무도 일어서지 못하는 영화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우리 시아버님(유 열사의 친오빠)이 살아계실 때 말씀하신 것과 똑같은 장면이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오래전부터 (유 열사의) 서훈을 올려주십사 하는 여론이 있었고 그것을 추진했는데 잘 안 됐었다“며 ”이번에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여 문재인 대통령께서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하시는 결단을 내리시고 서훈을 1등급으로 승급시켜주신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3·1절 기념식에서 유 열사에게 서훈하는 1등급 훈장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유 열사의 조카인 유장부씨에게 전달했다. 그동안 3·1운동의 상징적 독립운동가인 유 열사가 건국훈장 중 3등급인 독립장을 받은 것에 대해 낮은 등급의 서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현행 상훈법에 ’동일한 공적에 대해 훈장 또는 포장을 거듭 주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어 서훈 격상이 어렵자 정부는 별도의 훈장을 추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총리는 ”이제까지 서훈 행정이 조금 이상하고 잘못된 게 많았다“며 ”영화 끝난 뒤에 올라가는 자막에도 있지 않았나. (유 열사를 고문한 일제 헌병 보조군) 정춘영 같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고 지나간 역사는…“하고 말을 흐렸다.

이어 ”백범 김구 선생을 살해한 안두희도 나중에 풀어주지 않았나“라며 ”그 사람은 군납사업으로 돈을 번다. 이게 대한민국 역사다. 도대체가 이게 이게 용납이 되나“라고 격분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짓도록 결정한 것에 대해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총리는 ”우리 역대 정부 가운데 역사를 두려워하는 정부도 있었는데 (역사 복원 사업이) 체계있게 안되고 마치 오래된 집 방 한칸 두칸 계속 달아내듯이 그렇게 되고 있다“며 ”국가보훈처 산하에 독립운동가 연구소가 있는데 그걸 문 대통령이 격상해 실질적인 연구를 하도록 하라고 분부했다“고 소개했다.

정부는 독립운동가 연구소를 연구원 급으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이 총리의 이날 영화 관람에는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정운현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최병환 국무1차장도 참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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