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대책위, 광화문 등서 6차 추모제…49재 행사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7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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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석탄보다 못한 한줌 먼지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태안 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시민대책위원회가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제6차 범국민 추모제를 진행했다.

이번 추모제는 5차까지 진행된 이전 행사들과 달리 행진으로 시작됐다.

‘청년 비정규직 고(故)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후 1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현관 앞에 모여 행진을 출발했다.

이들은 광화문 광장까지 1차 행진을 하고, 오후 3시부터 이곳에서 6차 범국민추모제 문화제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잡았다.

광화문 광장을 목적지로 하는 1차 행진에는 약 17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주최 측은 행진 및 집회 참가 인원을 총 1000명으로 신고했다.

이들 중 한국발전노동조합 소속 비정규직 50여 명은 방진복을 입고, 안전모를 착용한 채 피켓을 들고 행진에 나섰다. 김씨의 49재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49재는 사람이 죽은 뒤 49일째에 치르는 불교식 제사의례를 말한다.

행진 선두에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한전산업개발발전지부, 한국발전기술지부, 발전노조, 한전산업개발 태안발전노조 등의 깃발이 배치됐다.

이들은 ▲내가 김용균이다 ▲진상을 규명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비정규직 이제 그만 ▲직접고용 쟁취하자 ▲유가족의 한을 풀자 ▲김용균의 한을 풀자 ▲대통령이 약속했다 ▲약속을 지켜라 등의 구호도 반복해서 외쳤다.

행진의 선두에 선 김모(24)씨는 “장례를 못 치른지 49일째가 됐다”면서 “명절 전에 장례를 치러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빨리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용균씨와 함께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다.
행진 선두를 이끄는 트럭에선 “서울 시민들께선 저희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는 방송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시민들은 집회에 불만을 제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후 1시30분께 행진 대열이 종로성당 인근을 지나는 시점에 50대로 보이는 한 시민은 “뭐하는 거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오후 1시55분께 행진 대열이 탑골공원 인근을 통과할 때 한 50대 승합차 운전자는 “이 사람들만 국민이냐, 협박하는 거냐”라며 대열을 뚫고 지나가려 시도하기도 했다.

행진 대열은 오후 2시 15분께 광화문 광장에 들어섰다. 이후 오후 2시50분께부턴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서 김용균씨 49재 공식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행사 시작 전에는 김용균씨의 일부 동료들이 방진복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가 절을 하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추모제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집회 참가 인원이 800여명 가량으로 불어났다.
오후 3시께에는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무용가 서정숙 씨의 진혼무가 진행됐다. 서씨는 하얀 한복을 입은 채 왼손에 물이 든 그릇을 들고 무대를 돌아다니며 바닥에 물을 뿌렸다.

이어 시민대책위 대표 단식단, 이준석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화력 지회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의 발언이 이어진 후 오후 4시 30분께 행사가 마무리 됐다.

한편 이날 추모제에는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참석해 행사 내내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김미숙씨는 “아까 단상 위 제사상에 오른 딸기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우리 아들이 딸기를 좋아했다”면서 “49재는 이승하고 작별하고 저승으로 가는 날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시신을 냉동고에 놔둬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나 비참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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