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 방재시설 없었던 KT아현지사…화마피해 키웠다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4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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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위치한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진화 작전을 펼치고 있다. 2018.11.24/뉴스1 © News1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위치한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진화 작전을 펼치고 있다. 2018.11.24/뉴스1 © News1
24일 화재가 발생한 KT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는 불이 날 것에 대비하는 소방방재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남성현 서대문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이날 화재 현장 브리핑에서 “건물 지하에 스프링클러가 없고 소화전만 1대 비치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휴일이어서 근무자가 없는데다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기마저 없어 초기 대응을 못하고 화재 피해를 키운 셈이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이유는 KT 아현지사 지하에 있는 통신구가 150m 길이로 비교적 짧아 소방설비 설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또 통신설비 특성상 부대 전기시설이 많아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가 오작동할 경우 또다른 시스템 장애를 일으킬 우려도 있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KT 아현지사가 서울시내 ‘주요 통신설비 집중국사’인 점을 감안하면 의무사항이 아니어도 스프링클러 대신 대체 소화설비를 갖췄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KT 아현지사는 16만8000개의 유선회선을 관리하고 있으며 광케이블은 220조가 집중돼 일반 지사보다 관리하는 회선과 광케이블, 백본시스템 등이 밀집돼 있다.

이에 대해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아현지사가)중요 통신시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스프링클러 대신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나 분말 소화설비, 청정소화약제 소화설비 등 대체 소화시설을 갖춰 화재에 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화재로 인해 두절된 유무선 통신이 지나치게 늦게 복구되는 것도 이용자들이 크게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이다. 중요 시설이라면 재난 상황에 대비해 ‘백업(비상시 가동조치)’을 했어야 하지만 이번 화재로 인해 백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현지사 화재의 경우 회선이나 장비 차원이 아니라 국사 차원의 재난이었고 아현지사의 트래픽을 인근 국사로 한꺼번에 우회시킬 경우 인근지역 국사까지 모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우회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화재로 인해 이날 서대문구 북아현, 병천, 영천, 대현, 창천, 현저동과 마포구 아현1 2 3동, 종각역 인근, 중림동 만리1 2가 등 총 14개동은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IP)TV, 유선전화 등 유무선통신이 오전 11시 20분 무렵부터 오후 6시 현재까지 대부분 두절된 상태다. 인근 지역 상인들도 카드결제 포스(POS) 기기 등이 먹통이 돼 타격을 입었다.

KT 측은 이동기지국 등을 투입해 이날중으로 이동전화의 70%를 복구하고 다음날인 25일에는 90%를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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