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탄 태양광… 올해 76건 화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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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만 거창 등 3곳서 축전실 불타… 경찰, 운영과실-설비결함 여부 조사
전문가 “소방안전 기준 높여야”

최근 전국의 태양광발전소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설비를 설치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22일 오후 5시 19분경 경남 거창군 위천면 강천리 Y쏠라 태양광발전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17m²의 축전실을 모두 태우고 2시간 만에 진화됐다. 불은 발전소에서 100m 가량 떨어진 민가의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발전소는 민가와 임야와는 거리가 멀어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500kW 규모의 이 발전소는 올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주변에도 태양광발전소가 많이 있다. 경찰은 발전소 축전시설이 모두 불타면서 피해액이 4억여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정밀 감식을 통해 에너지저장장치인 ESS(Energy Storage System) 설비의 결함인지, 운영 과정의 문제인지를 가릴 방침이다. ESS는 발전한 전기를 모아 두었다가 가격이 비쌀 때 내다 팔기 위한 설비로 가동 과정에서 열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은 태양광발전소 100kW당 1억 원 가까이 들어간다.

또 22일 오후 5시 13분경에는 경북 문경시의 태양광발전소에서 불이 났다. 마성면 외어리에 있는 210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축전실에서 불이 나 99m²짜리 건물 1동과 배터리 425개를 태워 8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내고 2시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축전실 내 ESS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경북에서는 12일 오후 3시 55분경 영주시 장수면에 있는 150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축전실에서 불이 나 26m²짜리 건물 1동과 배터리 374점이 불타 7억 원 상당의 피해가 났다. 소방청의 화재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22일까지 전국에서 76건의 태양광발전소 화재가 발생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설비 안전성 확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미국의 ESS 소방안전 기준을 벤치마킹해 우리나라에 맞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경=박광일 light1@donga.com / 거창=강정훈 기자
#태양광발전소#ess#신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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