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센터 의사 “쌀에도 있는 비소, 양이 중요…경피용 BCG 문제될 확률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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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9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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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명승권 교수. 사진=동아일보DB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명승권 교수. 사진=동아일보DB
결핵 예방을 위해 1세 미만 영아가 맞는 일본산 경피용 BCG 백신에서 1군 발암물질인 비소가 검출돼 보건당국이 전량 회수에 나선 가운데,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명승권 교수가 “검출된 비소의 양이 평균 0.039㎍이다. 이는 1일 허용기준치의 38분의 1 수준”이라며 “문제가 될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8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12년부터 비소를 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발암물질 혹은 발암 추정 물질과 관련한 것은 그 물질의 양과 투여 기간이 중요하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BCG 백신 같은 경우에는 태어나자마자 보통 한 번의 접종으로 끝나는 것이다. 식약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0.039㎍으로 굉장히 소량 검출됐다”면서 “보통 5kg 미만의 영유아에게 하루 허용되는 양은 1.5㎍ 정도인데, 이번에 검출된 비소의 양은 허용치에 38분의 1이다. 양으로만 따졌을 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먹는 쌀에서도 비소가 검출된다. 우리나라에서 쌀의 무기비소 기준을 0.2ppm 이하로 제한 하고 있다. 문제는 양이 중요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핵 예방 주사인 BCG는 피내용과 경피용 두 가지가 있다. 피내는 주삿바늘로 피부 바로 밑을 찌르는 방법이고, 경피는 피부에 주사액을 바른 뒤 그 위를 바늘로 눌러 주입하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하며 “피내용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 가능하고, 경피용은 7만 원 내외의 비용이 든다”고 전했다.

만일 일본 언론, 일본 후생성에서 해당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모르고 아이에게 계속 주사를 맞혔을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명 교수는 “모르고 계속 맞혔을 수 있다. 다만 비소가 BCG 약품, 즉 그 가루약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원래 경피용 접종을 할 때 혼합하는 0.15cc짜리 생리식염수에서 발견됐다”라며 “식약처는 원료를 수입할 때, 생리식염수에 있는 불순물 안전성에 대한 것은 일본에서 제출한 안전성 시험 성적서만 보고 통과시켰다. 일일이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생리식염수 제품 자체에 대해서도 일일이 표본을 가지고 검사를 했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부분에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사실 그 정도의 양으로 이상증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상당히 드물다”고 강조하며 “그러나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비소에 노출됐을 때는 상황이 다르다. 급성 복통, 설사, 두통, 이런 것이 생겼다가 조금 더 장시간 노출되게 되면 간질 발작부터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여러 가지 피부암이라든가, 폐암, 방광암, 이런 암의 발생률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식약처가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 조치한 것에 대해 “안정성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만에 하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일본은 피내주사와 같이 경피용 BCG를 대체할 백신이 없어 회수 조치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BCG 백신 자체가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만 쓰인다. 특히, 우리나라의 결핵발생률은 OECD 국가 중 최고수준이기 때문에 백신 사용을 권장한다. 물론 BCG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결핵에 안 걸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핵성 뇌수막염, 속립성 결핵 등 굉장히 심각한 결핵을 예방하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병률이 우리나라에서 특히 높게 나타나는 것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특정 결핵 유전자형이 관련한다는 보고가 있다. 아직까지 그 부분은 학계에서도 굉장히 논쟁이 되고 있는 사안이다”라고 덧붙였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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