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유치원 논란]“국가지원금 사적사용? NO” vs “학부모 원비는 막 써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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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5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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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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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사립유치원의 비리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발표하자 파문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의 연구 모임인 한국유아정책포럼 이덕선 회장은 사립유치원이 “학부모 원비에 대해선 유치원 경영자가 분배할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덕선 회장은 15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국가에서 지원한 비용은 100% 그 목적대로 유아들한테 사용되고 있다. 모든 유치원이 그렇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회장은 먼저 박 의원이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 과장했고, 제도적인 문제보다는 비리행태를 폭로하는데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마치 비리 리스트를 발표하듯이 하고 명품백, 성인용품 이런 식으로 자극적으로 표현했다”며 “이건 사립유치원 전체 원장을 범죄자인 양 오인되게 할 우려가 상당히 높다”면서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의 경우 국가에서 받는 지원금이 월 1억 원 정도라며, “1억 원으로 전체 교사들 급여와 조세공과금을 내면 오히려 부족하다. 따라서 박용진 의원이 이야기한 모양으로 국가가 세금으로 지원했는데 그걸 갖고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은 명백하게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사립유치원들 역시 국가 지원금 100%를 아이들에게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지원금 외에 학부모들로부터 받는 원비도 비슷한 규모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지원금을 제외한 학부모 원비는 사립유치원 경영자가 분배해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학부모 원비에 대해선 학부모가 선택해서 그 유치원을 보냈으니까 유치원 경영자가 나름 합리적으로 분배할 권한은 있어야 된다”며 “100% 세금에 의해서 운영되는 것과 동일하게 국가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사립유치원도 다른 사립학교들처럼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통해 회계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사립유치원 땅과 건물은 개인 재산이다. 학교기관 중 유일하게 개인이 운영하도록 돼 있다는 말은 사립유치원에 대해 유치원 원장의 생업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개인이 재산을 막대하게 투자해 열심히 운영해서 거기에서 남은 금액을 갖고 자녀교육 시키고 한다는 것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에서 지원한 금액에 대해서 에듀파인이든 국가에서 감사를 하고 여타 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한 적도 없고 반대할 생각도 없다. 당연히 그건 받아야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거성 전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은 같은 방송에 출연해 “사립유치원들 일부의 이야기를 침소봉대하고 전체를 매도한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다면 감사를 거부하고 대규모 집회를 하고 교육청 교육감, 감사관 등을 고발할 일이 없었다. 그냥 일부 잘못된 데들만 나오면 되는 거니까. 그런데 모두 나서서 그렇게 반대하도록 하고 했던 것은 도저히 설명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 회장의 주장에 대해 “사립유치원도 학교다. 학교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교육기관으로서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전제에서 교육감의 인가를 받은 것”이라며 “전폭적으로 교비회계라는 것은 교육을 위해서만 쓰여야지 아무리 학부모 부담 경비라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아무 거나 써도 된다, 이런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회계는 교비회계로 들어가 있다. 학부모 자부담이든,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금을 받았든, 교육청을 통해서 지원금을 받았든 이 모든 회계는 교비회계로 들어가도록 돼 있다”면서 “교비회계는 기본적으로 교육을 위해서 쓰도록 돼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1일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2013∼2017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유치원 감사 결과로 총 1878개 사립유치원의 비리 5951건이 담겨있다. 이 중 한 유치원은 유치원비 6억8000여만 원을 명품 가방·성인용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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