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북방 경제교류 사업’ 잰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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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바이어들과 수출상담회… 청년CEO들 시장개척 활동 벌여
대규모 경제문화 사절단도 파견… 러시아-카자흐와 교류사업 추진

김관용 경북도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북방경제 초원실크로드 청년CEO 시장개척단원들이 24일 포항∼영덕 구간을 잇는 동해중부선 열차에서 유라시아 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경북도 제공
김관용 경북도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북방경제 초원실크로드 청년CEO 시장개척단원들이 24일 포항∼영덕 구간을 잇는 동해중부선 열차에서 유라시아 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북방 경제교류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의 신(新)북방 정책에 발맞춰 새로운 물류 대동맥을 구축하고 경북의 경제 영토를 넓히기 위해서다.

도는 2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대호텔에서 현지 바이어들과 일대일 수출상담회를 개최했다. ‘경북도-연해주 경제 교류회’를 통해 지방 정부 차원에서 북방 정책을 새롭게 확대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철의 실크로드와 북극 항로의 주요 기점으로 통한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옛 소련 태평양 함대의 최전선 기지로 외부 출입이 통제됐지만 1992년 전면 개방한 이후 국제적 도시로 떠올랐다. 러시아 최남단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유럽과 아시아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이번 수출상담회는 경북의 청년 최고경영자(CEO)들이 운영하는 화장품, 식품 분야의 중소기업이 이끌었다. 이날 경산에 있는 화장품 전문 제조업체인 재이글로벌(대표 김성재)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바이어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경북의 러시아 수출 물량은 2016년 3억969만 달러(약 3322억 원), 지난해 3억900만 달러(약 3315억 원)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1억2122만 달러(약 1300억 원)를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8% 증가했다.

특히 한류 열풍에 힘입어 생활용품,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용품 수출은 2016년 29만 달러(약 3억1000만 원)에서 지난해 405만 달러(약 43억4500만 원)로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211만 달러(약 22억6500만 원)를 수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늘었다. 화장품 수출은 2016년 24만 달러(약 2억5700만 원)에서 지난해 33만 달러(약 3억5400만 원)로 37.5% 늘었다.

농림수산물은 2016년 267만 달러(약 28억6600만 원)에서 지난해 298만 달러(약 31억900만 원)로 11.6% 늘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259억 달러(27억8000만 원)를 수출했다. 지난해 1∼4월보다 139% 증가했다.

도는 다음 달 5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 노보시비르스크와 몽골 울란바토르를 중심으로 시장 개척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상학 경북도 국제통상과장은 “북방 경제 협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현지 판로를 넓히기 위해 마케팅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대규모 경제문화 사절단은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을 방문한다. 두 지역을 잇는 북방초원실크로드를 완성해 다양한 교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의 조기 개통에도 행정력을 집중한다.

김 지사는 29일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와 철도 등 주요 물류시설을 둘러본다. 30일에는 열차로 TSR 출발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우수리스크까지 112km를 이동한다. 사절단과 함께 TSR와 유라시아 대륙의 조기 연결을 기원한다. 김 지사는 이날 우수리스크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를 참배하고 고려인 후손을 초청해 위문 행사도 열 예정이다.

김 지사는 31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초원실크로드와 북방 협력’을 주제로 국제 포럼을 개최한다. 고대 실크로드 도시의 문명과 경제 교류를 재조명하고 현재 이 구간에 있는 국가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음 달 2일에는 알마티시에 있는 역사문화박물관 광장에서 코리아 실크로드 우호협력 기념비 제막 행사를 진행한다. 김 지사는 “실크로드는 동서 교류와 인류 공영에 크게 이바지했다”며 “이번 방문이 경북의 경제와 문화를 성장시키는 길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초원실크로드#유라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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