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대설-건조특보’ 삼재 갇힌 한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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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전국 3종 기상특보 발효

눈 덮인 어선들 올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한파가 들이닥친 11일 전북 군산항에 정박한 어선들 위로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이날 호남지방 등 남서쪽에는 대설특보가, 내륙에는 한파특보가, 영동 등 동쪽에는 건조특보가 내려져 한반도 
전역이 ‘한파 몸살’을 앓았다. 군산=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눈 덮인 어선들 올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한파가 들이닥친 11일 전북 군산항에 정박한 어선들 위로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이날 호남지방 등 남서쪽에는 대설특보가, 내륙에는 한파특보가, 영동 등 동쪽에는 건조특보가 내려져 한반도 전역이 ‘한파 몸살’을 앓았다. 군산=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로 11일 전국이 눈, 추위, 건조한 공기 등 ‘날씨 삼재’로 몸살을 앓았다. 이날 호남지방을 비롯한 남서쪽에는 대설특보, 내륙 대부분 지역에는 한파특보, 영동과 영남 등 동쪽에는 건조특보가 내려 전국적으로 기상특보가 발효됐다.

폭설이 내린 남부지방 곳곳에서 사고가 속출했다. 제주 지역에서는 눈 때문에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운영이 중단되면서 항공기 결항이 속출해 이용객이 불편을 겪었다. 제설작업 뒤 오후 7시 30분부터 활주로를 다시 열었지만, 그 사이 항공기 130여 편이 결항했다. 제주를 떠나려는 이용객 5000여 명이 여객터미널에 몰리면서 혼잡도 빚어졌다. 궂은 날씨로 제주와 목포, 부산 등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고 한라산 입산도 금지됐다.

호남 지역에는 9일부터 사흘 동안 전남 함평 26cm, 나주 25.5cm, 영광 25cm와 광주 20.1cm 등 많은 눈이 내렸다. 광주 지역에서는 유치원 307곳이 휴원했고, 시내버스 일부가 단축 우회 운행하는 등 교통 불편이 잇따랐다. 전북 부안군 위도의 한 마을 진입로에서 제설작업을 하던 굴착기가 5m 언덕 아래로 떨어져 운전자가 다치기도 했다.

이날 전국을 덮친 폭설과 한파는 영하 47도에 이르는 러시아 극동지방의 차가운 바람이 중국 내몽골 지역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발생했다. 찬 바람이 서해를 거치며 눈구름대로 발달해 남서쪽 서해안 지역에 눈을 내렸다. 태백산맥 넘어 동쪽에는 푄현상(공기가 산을 타고 넘으며 건조해지는 현상)으로 건조특보가 발효됐다.

한파는 1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15도, 세종 영하 16도, 충주 영하 17도, 경주 영하 12도, 파주 영하 21도로 전날보다 2∼5도 더 떨어져 전국적으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라 서해안과 제주도에는 12일 오전까지 눈이 계속된다. 12일 밤부터 13일 오전 사이에는 중부지방과 전북, 경북에 눈이 내린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이례적인 한파가 닥치고 추운 날이 더 많이 이어지는 것은 중위도의 공기가 예년보다 정체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중위도를 지나는 제트기류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날씨의 흐름이 늦어져 추운 곳은 계속 춥고, 덜 추운 곳은 계속 덜 추운 현상이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찬 기운이 오래 정체한 북미 지역에는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와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서유럽과 러시아 서부, 캐나다 서부 등은 지난 한 주간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를 나타냈다. 유럽 각국의 소식을 전하는 ‘유로뉴스’ 인터넷 기사에 따르면 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기온은 1월로는 이례적으로 영상 8도까지 올랐고, 앞서 6일에는 헝가리 일부 지역 기온이 영상 17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제주=임재영 / 광주=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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