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산모 늘며 미숙아 100명중 7명꼴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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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불임부부 인공임신 증가로 1.5kg미만 극소저체중아 48%↑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 4명은 모두 미숙아였다. 미숙아는 통상 임신 기간이 37주 미만인 조산아를 뜻한다. 10년 전 100명 중 5명꼴이던 조산아는 지난해 100명 중 7명으로 늘었다. 고령 산모의 출산이 늘어난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임신 기간 37주 미만인 조산아는 2만939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7.2%였다. 2006년(2만1654명·4.9%)보다 2.3%포인트 늘었다.

조산아 대다수의 체중은 정상치(2.5kg 이상)에 못 미친다. 2006년 1만9507명이던 체중 2.5kg 미만 저체중 출생아는 지난해 2만3829명으로 늘었다. 특히 체중이 1.5kg 미만으로 반드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는 극소저체중 출생아는 2006년 1883명에서 지난해 2783명으로 47.8%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출생아는 44만8153명에서 40만6242명으로 4만 명 이상 감소하는 등 저출산이 심각한데도 도리어 저체중 출생아는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미숙아가 늘어나는 건 산모의 출산이 늦어지고 있는 현상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한신생아학회는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뢰로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산모의 고령화 △불임 증가로 인한 인공임신의 증가로 저체중 출생아, 특히 극소저체중 출생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결혼과 임신이 늦어지면서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2006년 30.4세에서 지난해 32.4세로 2년 늦춰졌다. 같은 기간 의학적으로 ‘고위험 산모’로 분류되는 35세 이상 산모 비율도 11.8%에서 26.4%로 크게 늘었다.

난임 및 불임 부부가 늘면서 체외수정을 통한 임신도 늘었다. 체외수정 시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한 번에 여러 개 수정란을 이식하는데 2개 이상이 착상에 성공하면 쌍둥이 등 다태아가 태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다태아는 단태아보다 조산 확률이 높고 저체중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다태아 62%가 임신 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났고, 57.8%가 저체중이었다. 단태아의 조산(5%), 저체중 비율(3.8%)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10년 전 100명 중 2.4명꼴로 태어나던 다태아는 지난해 3.9명으로 늘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미숙아#고령산모#조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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