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서도 장남이 가족3명 살해… 살벌한 대한민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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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후 뉴질랜드 출국 30代 추적
광주에선 어깨 부딪혀 말싸움 뒤 노래방 손님 살해한 50대 구속

가정불화나 사소한 시비로 인한 살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연초부터 인천 초등생 유괴 살해,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 살인, 여중생 딸 친구 마취 살해 등 흉흉한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경기 용인에서는 50대 여성과 1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아버지는 강원 횡성에서 역시 시신으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용의자인 다른 아들은 해외로 도피했다.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경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에서 어머니 이모 씨(55)와 아들 전모 군(14)이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진 것을 이 씨 여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언니와 조카가 며칠간 연락이 닿지 않자 아파트를 찾았다가 현장을 목격한 것이다. 사건 현장은 비교적 깨끗이 정돈돼 있었다. 부엌에서 발견된 흉기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서 다른 아들 김모 씨(35)가 21일 오후 5시경 아파트에서 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후 숨진 이 씨와 전 군이 아파트를 드나드는 모습은 없었다. 역시 며칠간 종적이 사라진 아버지 전모 씨(57)는 이날 횡성군 한 콘도 주차장에 세워진 렌터카 트렁크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렌터카는 김 씨가 빌린 차였다.

경찰은 김 씨가 세 사람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23일 오후 자신의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떠났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가 고교생일 때 이 씨는 지금의 남편 전 씨와 재혼해 아들을 낳았다. 경찰은 가정불화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김 씨를 추적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살인죄로 12년을 복역하고 올 5월 출소한 50대 남성이 또 살인을 저질렀다. 이 남성은 앞서 1984년에는 시비가 붙은 사람을 때려 숨지게 해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반평생 인생에서 사람 셋을 죽인 것이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노래방 손님을 살해한 혐의로 장모 씨(50)를 26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23일 오후 11시경 광주 북구 한 노래방에서 손님 윤모 씨(55)의 배를 흉기로 찔렀다. 장 씨는 119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노래방에 그대로 있었다.

두 사람은 각자 일행과 노래방을 찾았다가 화장실에서 서로 어깨를 부딪친 뒤 말다툼을 했다. 이후 홀에서 노래 부르는 순서를 놓고 한 차례 더 다퉜다. 화를 참지 못한 장 씨는 5분 거리인 집에서 흉기를 가지고 다시 왔다. 노래방 주인이 흉기를 보고 문 앞에서 장 씨를 제지했지만 바로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우발적이라기보다 다소 계획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장 씨는 2005년 1월 4일 광주 북구 맥줏집에서 주인(44·여)이 잠을 자는 자신을 깨운다며 목을 졸라 숨지게 해 12년 4개월을 복역했다. 장 씨는 폭행치사, 살인, 강도·강간, 공무집행방해 등 전과 24범으로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교도소에서 보냈다.

장 씨는 붙잡힌 뒤 경찰 유치장에서 “교도소에서 평생을 사느니 여기서 죽겠다”며 머리를 벽에 부딪치며 자해했다. 또 이날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윤 씨와 다툼을 벌인 부분만 기억이 난다. 당시 술에 취해 있어 흉기를 가지고 오거나 찌른 기억은 나지 않는다. 윤 씨에게는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사건(미수 포함)은 2015년 919건, 2016년 906건으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647건이 발생했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 / 용인=남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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