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이광형]재일동포 4, 5세대 한국어 교육 필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해외 한국어 교육은 1945년 광복 이후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재일동포들로부터 시작됐다. 재일동포들이 모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다 1963년 한국교육원을 설치하며 체계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2000년대부터는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와 한국 드라마, 케이팝 등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이 생기며 세종학당 재단이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작년 7월 정부는 한국교육원과 세종학당의 재외동포와 외국인 간 교육 칸막이를 해소해 현장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해외 한국어 교육을 세종학당 브랜드로 통합했다.

그러나 이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하는 재외동포를 배려하지 않은 정책이다. 일제강점기에 강제 이주한 230만 재일동포 중 1945년 광복 이후 일본에 남겨진 이들의 자녀, 손자 등 재일동포 4, 5세대들은 아직 일본에서 한국 국적을 유지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이들을 일본인으로 대하는 것이다.

재외동포에게 우리말과 글은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가치이고 뿌리이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또는 한국계이기 때문에 한국교육원에 한국어를 배우러 가는 행위부터 정체성을 교육하는 것이다. 또한 재외동포에게 한국어 교재는 단순한 언어 교재가 아닌 민족 정체성과 이주역사를 알려주는 소중한 교육 자료이다. 통합으로 인한 효율화를 얻고 720만 재외동포의 정체성 교육을 잃어버린다면 올바른 교육 방법이 아닌 것이다.

교육의 기본은 말과 글이다. 처음 읽고 쓰기를 배우는 의무교육 단계부터 고등교육, 평생교육까지 전체 교육체계를 통해 우리말과 글을 바르게 배우며 민족적 자긍심도 함께 체화해야 한다.
 
이광형 전 오사카 겐코쿠 유·소·중·고 교장
#재일동포 4세대#재일동포 5세대#한국어 교육#재외동포 한국어 교육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