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모자란 AI가 인간과 협업엔 유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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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진, 협업 효과 첫 분석… “AI 실수가 인간 창의성 더 높여”

인공지능(AI)이 산업 현장에서 활약할 것이라는 예측이 늘고 있지만 도입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AI를 언제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예일대 네트워크과학연구소(YINS)가 다소 어수룩한 AI가 인간과의 협업에 오히려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AI와 인간의 협업을 처음 연구했다는 점에서 과학저널 ‘네이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진은 총 40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실험을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20명씩 한 팀이 돼 인터넷으로 색깔 맞추기 게임을 했다. 화면에 선으로 연결된 20개의 점을 찍은 뒤 각각 점 하나씩 맡아 초록, 주황, 보라 중 한 가지 색을 칠하는 게임이다. 이어진 선과 다른 색을 칠하는 것이 규칙이다. 참가자는 자신이 칠한 색을 몇 번씩 바꿀 수 있지만 전체 게임은 제한시간 5분 안에 끝나야 한다.

연구진은 사람 17명과 AI 프로그램(봇) 3개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실험했다. 봇은 10% 확률로 아무 색이나 칠하는 실수를 한다. 그러나 게임 성공률은 인간끼리 게임을 할 때인 67%보다 크게 늘어나 85%까지 높아졌다. 게임 성공까지 걸린 시간도 232초에서 103초로 55.6%나 줄어들었다. 다만 봇의 실수율을 30% 이상 높이면 성공률은 도리어 낮아졌다. YINS 연구진은 “봇의 엉뚱한 행위가 인간의 창의적인 활동을 독려하는 ‘신선한 잡음’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봇의 실수를 보면서 자신은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는 뜻이다. 예일대 연구진은 “AI는 논리 구조가 간단하고 투명해 인간의 장기 협업에 유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ai#협업#창의성#실수#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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