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前 계엄군 총알 남아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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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광주 전일빌딩 현장조사

‘전일빌딩 10층 천장에 37년 전 계엄군 총알이 남아있을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8일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사격 총탄과 추가 탄흔을 찾는 조사를 시작했다. 국과수는 3일 동안 전일빌딩에서 비공개 현장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국과수는 1월 전일빌딩 10층 공간(67m²)에서 총탄자국 150개 이상을 발견했다는 감식 결과를 광주시에 통보했다. 전일빌딩 외벽에서 총탄자국 35개가 발견됐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5·18 당시 전일빌딩을 지키던 시민군은 계엄군에게 무력으로 진압당했다. 전일빌딩 10층 공간은 전일방송 강당으로 직원들이 탁구를 치던 곳이었지만 37년째 비어 있었다. 국과수는 1980년 광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전일빌딩 10층의 총탄자국으로 보아 헬기가 건물보다 40∼50도 위쪽에서 사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에서는 총탄자국 28개가 천장 널빤지에 남아있고 30cm 높이 천장 사이 옆면 나무판에 상당수의 총탄자국이 있는 것을 감안해 천장 빈 공간(20여 m³)에 5·18 당시 총알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총알이 나온다면 5·18 헬기 사격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된다.

광주시는 전일빌딩 10층을 최대한 원형 보전해달라는 5월 단체들의 목소리를 감안해 10층 천장 형광등 11개를 뜯은 뒤 유선 관찰기구를 넣어 총알이 남아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추가조사를 해줄 것을 국과수에 요청했다.

국과수는 현장조사를 벌여 총알 발견 여부를 문서를 통해 공식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압선이 있던 전일빌딩 건물 뒤쪽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벌인다. 추가 조사를 위해 고압선은 임시 철거된 상태다.

광주시는 지난해 4월 전일빌딩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문화복합시설로 개발하기 위한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5월 단체 등의 요구로 총탄 조사를 국과수에 의뢰해 전일빌딩 10층과 외벽에서 총탄자국 185개를 확인했다.

윤장현 시장은 “전일빌딩에서 1980년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흔적들을 발견하고 이를 역사적 자산으로 보존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추가 조사로 5월 진실을 규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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