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발굴부터 탁본까지 무료로 배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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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 전통문화 체험교실… 年 4000여명 초등학생 수강 인기
제기차기 등 전통 민속놀이도 배워

인천시립박물관 2층 체험실에서 어린이들이 장갑을 끼고 상자 속 모래를 파헤쳐 모형 유물을 꺼내고 있다. 상자에는 석기와 빗살무늬토기, 동검, 연꽃문양기와, 녹청자 모형이 들어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인천시립박물관 2층 체험실에서 어린이들이 장갑을 끼고 상자 속 모래를 파헤쳐 모형 유물을 꺼내고 있다. 상자에는 석기와 빗살무늬토기, 동검, 연꽃문양기와, 녹청자 모형이 들어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주부 유민정 씨(40)는 겨울방학을 맞아 초등학생 아들(9)을 인천시립박물관에 자주 보낸다. 우리 전통문화를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체험 교실이 열리고 있어서다. 유 씨는 24일 “날씨가 추워져 실내에서 즐길 체험 프로그램으로 적당하다고 판단했다”라며 “박물관에서 주관하는 것이라 교육에 대한 믿음도 간다”라고 말했다.

 인천시립박물관이 2006년부터 매년 초등학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전통문화 상설 체험 교실’이 올해도 호응을 얻고 있다. 휴관일(월요일)을 빼고 박물관 2층에서 매일 열리는 체험 교실에서는 유물 발굴 체험을 비롯해 박물관 전시물과 관련된 프로그램 9가지를 열고 있다. 박물관에서 1년 동안 전문 교육을 받은 주부 등 자원봉사자 60여 명이 강사로 나선다. 연간 초등학생 4000여 명이 이 체험 교실을 거쳐 갔다.

 초등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흥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손으로 직접 뭔가를 해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물관에서는 인디애나 존스가 되어 유물 발굴을 경험할 수 있다. 모래에 파묻힌 유물 모형을 나침반과 붓, 줄자 같은 도구로 조심스럽게 캐내고서는 오동나무 상자에 포장하고 유물 카드를 작성해 본다.

 도자기 체험도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한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삼국시대 토기와 청자, 백자 항아리 모양의 자석 퍼즐을 맞춰 보면서 실물 같은 형태로 만들어 보기도 한다. 도자기에 무늬를 새겨 넣는 방법도 배운다.

 탁본도 인기다. 성이나 무덤을 만들 때 사용하던 벽돌인 전돌에 한지로 탁본을 찍어내면서 전돌에 새겨진 무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고건축 체험에서는 전통 건축물의 구조와 의미를 알아본다. 지붕과 처마의 무게를 기둥에 분산해 떠받치는 기능을 하는 공포(공包) 모형을 조립하며 전통 건축 기술의 과학성도 발견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든 우리 인쇄술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전통 인쇄 체험도 재미있다. 조선시대 직업 화가가 아닌 서민들이 동물, 꽃, 일상생활 등을 그린 민화의 모본(模本)에 직접 색칠을 해 보는 민화 체험도 할 수 있다. 고인돌 모형 쌓기와 움집 짓기 등을 통해 청동기시대 인류의 생활상을 알아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제기차기와 비사치기와 같은 전통 민속놀이도 해 볼 수 있다. 이 밖에 직조 기술인 길쌈 체험도 있다. 씨아에 목화솜을 넣어 보고, 물레를 돌려 실을 만들어 베틀로 씨줄과 날줄을 엮으면 멋진 옷감을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1주일 단위로 바꿔 가면서 진행한다. 매주 화∼금요일 오후 2, 3, 4시에 교육을 하고, 주말과 방학에는 오전 10시∼오후 4시 사이 6차례 수업을 진행한다. 당일 박물관 안내 데스크에서 신청하면 10명씩 선착순으로 교육받을 수 있다. 9개 프로그램을 모두 수강하면 기념품으로 문구류를 선사한다. 032-440-6734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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