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시민들이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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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통해 제작비 모금… 지금까지 900명 3700만원 쾌척

 국가폭력과 가족 휴머니즘을 다룬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진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작 중인 박기복 감독은 내년 1월 10일까지 포털사이트(storyfunding.daum.net/project/9218#)를 통해 영화 제작비를 모금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현재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금(스토리펀딩)에 900여 명이 참가해 3700여만 원이 모였다. 박 감독은 1980년 광주 진흥고 3학년에 재학할 당시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했다. 그는 1995년 영화진흥공사 공모에 국가폭력을 다룬 ‘화순에 운주가 산다’ 시나리오가 당선됐다. 이후 ‘화순에 운주가 산다’의 내용을 발전시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준비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당시 의문사를 당한 대학생 가족들이 겪는 국가폭력과 5·18민주화운동, 그리고 아픔을 다룬 이야기다. 박 감독은 서정적으로 재미도 있고 때로는 뭔가 울컥하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영화 중간에는 한국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편곡돼 삽입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올 7월부터 영화 촬영을 시작했다. 스태프 50여 명과 배우 김부선 이한위 등은 사실상 재능기부로 제작에 참여했다. 하지만 영화 촬영을 30% 정도 진행한 상황에서 제작비가 바닥나 제작을 중단하고 시민 모금과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영화 제작사 측은 시민 모금 이외에 투자자 확보 등으로 영화 제작비 30억 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봄에는 엑스트라 1000명이 참여하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금남로 현장 촬영에 나설 계획이다. 박 감독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부채의식을 털고 싶어 21년간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준비했다”며 “예술성과 상업성을 겸비해 광주를 넘어 국민 모두가 즐겨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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